1.
마케팅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합니다
“스토리를 만들어야 해요. 스토리를 만들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이 말은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이란 단어가 등장한 이후로,
마케팅 담당자들은 스토리텔링에 늘 많은 신경을 써왔습니다. 그리고 마치 스토리텔링이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필수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들어가지 않은 캠페인은 반쪽짜리 캠페인인 것인 양 아쉬워하기도 했죠.
한동안 스토리텔링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브랜딩의 관점에서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소비자들은 그 스토리를 통해 브랜드에 얼마나 호감을 느끼게 될까요?
물론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의 접촉을 일으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지난시절 이것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넘쳐나는 지금 시대에 이것은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요?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의 접촉을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 공감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 대부분의 스토리들은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흐릿해집니다.
소비자들은 한번 듣고 아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 하고 넘겨버립니다.
처음에는 호감을 갖던 사람들은 같은 스타일의 이야기 전개에 식상해집니다.
그다음은?
결국 또 다른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어 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게 또 다른 스토리가 생산되고 소비되며 스토리의 남용에 빠지게 되죠. 결국 스토리텔링 이외에 그것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2.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브랜드텔링에 관한 것입니다.
브랜드텔링은 제가 만든 신조어로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의 합성어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브랜드 본연의 요소와 가치로 소통하자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입니다.
브랜드 본연의 가치란 말 그대로 본질입니다.
브랜딩을 할 때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를 놓치지 않듯이,
또한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텔링입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요소적인 것(하부구조)과 가치적인 것(상부구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브랜드 텔링의 유용한 경로로 사용됩니다.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한 스토리텔링이 아닌,
브랜드의 요소적인 것과, 가치적인 것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소통은 더 집중됩니다. 또한 브랜드의 힘도 커집니다.
그것이 개인일 경우, 개인의 브랜드력은 더 커질 것이고,
제품일 경우 제품 브랜드력은 더 커질 것입니다.
http://marktruelson.com/who-are-you-building-your-archetypal-corporate-identity/
3.
지금의 소비자들은 스토리텔링의 홍수에 살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 모두는 스토리를 만드는데 익숙해졌고,
그 스토리를 통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본래의 이야기가 아닌, 만들어진 이야기나 지나치게 극화된 이야기는
순간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낼지 모르지만, 그 자체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는 없습니다.
반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로 소통하는 브랜드텔링은
어떤 만들어진(창조된) 스토리를 브랜드에 덧입히는 것이 아닌,
브랜드 하부구조에 해당하는 브랜드 요소(로고, 심벌, 네이밍 등)와
브랜드의 상부구조에 해당하는 브랜드 가치(철학, 정체성, 혁신 등)가
스스로 소비자에게 말을 걸고, 대화하도록 연결시킵니다.
브랜드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은 직관적인 것이므로,
만들어진 이야기의 힘을 빌려오는 것보다,
브랜드의 요소와 철학을 통해 스스로 말하게 하는 방식이 훨씬 더 본질적이며, 브랜드 자체에 힘을
부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제 경력의 대부분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느낀 것은 스토리텔링은 초반에는 힘이 쎄 보이나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지고, 흐릿해져 간다는 것입니다.
반면 브랜드의 본질적인 것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고 브랜딩 하는 것들은 오래 남습니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힘이 더 커집니다. 마치 견고한 탑을 쌓아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4.
앞장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이케아와 BMW가 바로 그랬습니다.
유별난 스토리를 만들기보다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요소적인 것과 가치적인 것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과 정신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했습니다.
각각의 브랜드 요소와 가치는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하고,
한 목소리를 내며 통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했습니다
광고 아이디어나 스토리에 의존해 한방을 노렸던 광고는
비록 그게 홈런이었던 경우에도 결국 시간이 흐른 뒤
그 빛이 바래집니다.
하지만 이케아와 bmw를 살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의 힘이 커져만 갑니다.
저는 이것이 브랜드텔링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브랜드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 큰 브랜드였기에,
더욱 브랜드의 본질에 집중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본질로서 커뮤니케이션할 때 또한 브랜드력이 함께 커지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선순환입니다.
브랜드텔링.
가장 기본적인 말 같으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나 당장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거나 조급한 상황에서는 더 그럴 수 있죠.
그렇지만,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로 소통하는 브랜드텔링은
결국은 브랜드의 매력과 브랜드의 힘을 상승시킵니다.
브랜드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앞장에서 브랜드의 요소적인 것과 가치적인 것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브랜드텔링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브랜드텔링으로 무장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밀도 있고, 밀착되게
소비자와 대화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더 단단해진 자아 혹은 브랜드를 갖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지금까지의 내용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