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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safe all.

영공이 닫혀부려

by 나의지금Minow


마음이 무거운 저녁시간이다.


오늘 아침 출근 전부터 정신이 없었다.

스탠바이가 바뀌고 한 섹터는 데드헤딩(승객좌석에 앉아서 오는 것) 그리고 다음섹터는 오퍼레이팅으로 나왔다.

그날 당일에 돌아오는 거면 시간을 봤을 때 다음날 스케줄이 Rest 로 나오는데 엥? 뭐지? 싶었다. 브리핑 팩이 업데이트되고서야 알았다.

체류비행이구나!


문 앞에 붙여둔 레이오버 준비물 종이를 보고 후다닥 짐을 싸고 출근을 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뒤숭숭했지만.. 일터에까지 뒤숭숭한 마음을 갖고 갈 수는 없었지.

But..


이스탄불에 내리고 나니 오퍼레이팅한 캡틴이 카타르 영공이 닫혔다는 소식을 알렸다. 코로나 때에도 국경은 닫혔지만 하늘은 열려있었는데..

일단 다시 영공이 열릴 때까지 오퍼레이팅 크루들은 비행기에서 대기를 하고 우리는 예정된 숙소로 이동을 했다.


이란이 카타르에 있는 미군 베이스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 온몸의 세포가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적이 있는가. 내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료들이 비행을 갔으면 간대로 놀랐을 것이고, 도하에 있다면 포격소리에 놀랐을 것이고.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도 아침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랄 텐데.


전화기 두 개를 다 꺼내서 연락을 하고 메시지를 남기고 그들의 답변에 놀란 마음을 달랬다.

카타르로 돌아가지 못한 비행기들은 사우디로 회항을 했다. 동시에 다른 주변국들도 영공이 닫혔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너무나도 평온한 해지는 저녁노을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봐주는 따뜻함, 그리고 그들이 안전하게 있다는 감사함..



가장 바쁜 시간인 카타르 하늘이 텅텅 비어있다니. 다맘에 묶여 있던 비행기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아직 출발하지는 못하고.


곧 모든 상황이 안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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