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에 Oct 11. 2021

5월의 어느 맑은 점심에 100퍼센트의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 1


베프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A와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워낙 사람 사이의 연결을 좋아하는 친구여서, 난 그녀의 그런 초대에 익숙했다.


그날의 만남이 평소와 다른 건, A가 엄청난 팬을 거느린 아이돌이란 거였다!



상쾌함이 터지는 5월의 어느 맑은 날에

우린 도산공원 앞의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방금 세수하고 애스터셰이브만 바른 듯, 머리카락이 살짝 젖은 채 나타난 A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창조물’이었다.....!!!!!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나 좀 바보처럼 보였을거 같은데;;;


조금 짙은 향수 냄새 (시원한 여름향이었다),

하얀 얼굴에 강인한 턱선,

짙은 눈썹과 대비되는 맑은 눈망울,

넓은 어깨와 탄탄한 복부, 위로 올라붙은 힙,

‘완벽하게 적당한’ 근육질의 긴 팔과 다리,

세련된 블랙 레더 통(thong) 샌들 사이로 보이는 길고 하얀 발가락...

(아아니.. 발가락이 어쩜 이렇게 완벽하지..?)

그의 외모는 이상적이었다!



스물 여섯 살의 A는 소년과 남자, 그 사이 어디쯤에 있었다. 아직 소년미를 지닌 채로.

(‘진정해! 숨 쉬라구!!’)

그의 발가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속으로 외쳤다.


A가 속한 그룹이 유명한 건 알았지만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더라 A는 물론 A가 속한 그룹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도 몰랐다.

무심코 점심식사 자리에 나갔던 거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사슴같은 그의 눈과 마주친 순간, 아니 하얗고 긴 그의 발가락이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유려하게 레스토랑으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난 아무렇지 않지 않았다…!


5월의 어느 맑은 점심에 100퍼센트의 남자를 만났으니까!!!



#회사원이아이돌을만나면일어나는일

#친구의친구이야기



- 2화로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밤, 그리고 서울숲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