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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Apr 12. 2024

김하영 <한국 NGO의 사상과 실천>

- NGO 단체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접근

한국 NGO의 사상과 실천

 김하영의 책 <한국 NGO의 사상과 실천-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은 15년이나 된 책이나, 아직까지도 그 분석은 살아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제기된 NGO위기론이 제기될 무렵 써졌다. 지난 90년대부터 20년간 급발전한 시민사회운동이었지만, 점차 위기론이 제기될 무렵 정확한 좌파적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작가는 한국 NGO의 대략적 현황, 등장 배경, 시민사회의 개념과 문제점, 대안 등의 과정을 마르크스주의적 방법론에 기반해 분석한다. 분명 15년이라는 세월도, 그동안 NGO와 좌파 진영의 변화도 있었겠지만, 아직 이책은 너무나도 유효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대중 집회나, 선거철처럼 주요 시기 때마다 NGO 단체가 스포트라이트에 비춰지는데, 최근 총선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많은 NGO 단체들의 한계가 드러나는 만큼 NGO에 대한 유물론적, 변증법적 분석이 필요한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시민운동의 탄생: 민중운동의 우경화와 혁명에 대한 비관

한국 NGO는 매우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그 역사는 길지 않다. 시민운동은 기본적으로 1990년대부터 부상했다고 말한다. 90년대 초, 동구권의 몰락과 소련의 붕괴로 인해 마르크스주의의 패배와 혁명의 불가능성을 말하는 좌파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안으로 개혁주의가 부상하며, 현실정치와 의회로 들어가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진보적 학자들은 이데올로기 투쟁을 강조하며 시민사회론을 꺼내들었다. 특히 경실련의 창립자 서경석 목사의 경우 90년대 이후 시민사회운동은 민중운동이 노동자, 농민 혹은 지역 주민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이해집단으로 바뀌고, 반면에 시민사회 운동의 경우 사회적 공공선을 추구했기에 우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사회 운동이 부상했다고 말한다. 특히 진보 진영 역시 자유주의 시민사회 운동에 비판적이었지만, 그람시의 시민사회론을 점진적 개혁노선으로 오인하여 뒷문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조희연, 김호기, 김동춘, 유팔무 등 진보적 학자들과 학생운동 출신 활동가를 기반으로 하여 진보적인 시민 단체 설립을 추친했다. 특히 조희연 교수는 “진보적 시민운동”을 주창하면서 “변혁적 민중운동의 확장으로서의 변혁적 시민운동”이라는 의의를 부여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진보진영의 시민사회론 수입은 경실련 왼쪽에 있는 시민단체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그것은 민중운동이 시민운동으로 이동한 것이지, 변혁 운동의 확장은 아니었음이 명백하다.      

-시민사회론: 그람시의 곡해를 멈춰라

명백한 혁명가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그람시를 무슨 시민사회론의 어용지식인처럼 소모하는 현상이 안타깝다. 그람시가 시민사회론에 주목한 것은 시민사회가 국가에 대한 공격을 막는 방어벽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한것인데, 그래서 혁명적 투쟁은 진지전의 형태-헤게모니 투쟁-와 기동전의 형태로 나뉜다. 첫째, 흔한 왜곡과 달리 그람시는 헤게모니 투쟁을 단지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보지 않았고, 둘째 그람시는 피억압 계급의 지지를 얻기 위한 투쟁에서 노동계급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투쟁을 포기해야 한다고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람시가 말하는 진지전의 중요성 역시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닌니다. 1921년 코민테른에서 레닌과 트로츠키도 독일 공산당의 초좌파적 공세론에 반대해 노동계급 다수를 공산주의 편으로 이끄는 개혁주의 정단들과 공동전선을 주장하는 등 이데올로기 투쟁을 결코 소흘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시민사회론자는 하버마스를 중점적으로 삼고 있는데, 하버마스의 의소소통 행위 이론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저자는 그의 기본적 사상은 마르크스가 아닌 베버에 있고 무엇보다 계급적 이해관계로 찢겨 있는 현대 사회에서 동의의 경향에 특권을 부여하는 하버마스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문제점과 대안

작가는 NGO 단체의 문제로 시민을 대변하는 제도 개혁 로비와 국가의 복지서비스를 NGO가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시민사회운동이 계급 투쟁보다 계급 협조로, 혁명이 아닌 개혁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또한 더 많은 파이를 위해 투쟁할 수 있음에도 NGO식 해결방안은 아래로부터의 파이를 더 축소할 소지가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시민운동 전체를 부정하기보다 함께 행동하며 비판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말한다. NGO를 단순히 노무현(민주당)정권의 이중대로 보기보다 같이 행동하되, 특정 쟁점을 둘러싸고 실천으로 입증하자는 것이다,      

 시대가 지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듯 보이지만, 접근 방식과 이론 분석에 있어 아직까지도 유효한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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