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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에 관하여

by 꿈꾸는 곰돌이

북튜버에 관하여 1편

신간에 관한 정보를 접할 때 과거에는 신문 지면이나 방송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오늘날 그 자리는 SNS와 온라인 서점 배너가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유튜브라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북튜브에 대해 다뤄보겠다. SNS에는 블로그, 브런치 중심의 텍스트 매체와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중심의 영상 매체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숏폼 유행과 문해력 저하로 영상 매체의 비중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고, 북 컨텐츠 역시 영상 매체에서 성장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북튜브를 살표보면서 이들의 컨텐츠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너진똑 NJT BOOK

한국 북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북튜브 채널이다. 무려 132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자랑하니 압도적으로 1위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5월 3일부터 채널 운영을 했지만 북튜브라는 다소 비주류 장르로 인해 무명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거의 2년 동안 조회수가 1000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라는 영상이 알고리즘의 은총을 받아 구독자수가 증가했다. 이후 평균 조회수와 구독자 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북튜브라는 유튜브 장르를 대표하는 유튜브 채널이 되었다. 조회수 200만회가 넘는 유튜브 영상이 네 개나 되며, 1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무려 23개나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 높은 경지에 오른 것일까?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영상의 퀄리티가 뛰어나다. <죄와 벌>, <데미안>, <파우스트>의 줄거리를 다룬 영상은 자체 제작한 애니매이션에 나래이션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짧지도 않다. 대부분 영상이 10분이 넘어가며, 긴 영상은 20분에 이른다. 이는 대형 유튜브 채널들의 큰 특징이다. 알고리즘의 은총을 받더라도 그 영상 조회수만 높은 것이 아니라 채널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고전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 있다. <데미안>, <파우스트>, <죄와 벌>, <사랑의 기술> 등 한 번쯤은 들어봤고, 도전해볼 만한 책들이지만 초심자의 관점에서 읽기에는 쉽지 않다. 그래서 줄거리 파악이나 입문을 위해, 혹은 읽은 척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높은 퀄리티로 많은 독서 입문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비판적으로 책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곡해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미움받을 용기>를 비판하며 어떻게 심리학을 외곡한 지 샅샅이 분석하고 있으며, 자기 계발서인 <부의 추월차선> 역시 신랄하게 비판한다.

2. 일당백

일생동안 당신이 읽어야 할 백권의 책의 줄임말인 ‘일당백’은 구독자 43만명의 나름 대형 북튜브이다. 원래 출발은 북튜브는 아니었다. 팟캐스트로 방송을 시작해 2020년에 와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정영진, 기자출신 자유기고가 정승민 박사, 방송인 정선영이 함께 책을 읽고 그에 관한 해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일단 팟 캐스트 출신 프로그램이라 일단 라디오처럼 구성되어 있고, 1부와 2부를 통틀어 2시간에 가깝게 진행한다. 보통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정승민 박사가 작품을 해설하고, 게스트 혹은 MC들이 질문을 하는 방식이다. 장점은 전문성에 있다. 정승민 박사가 워낙 광범위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 전문적인 내용을 해설 하는데 크게 어려움 없이 해설한다. 특히 묺학, 역사, 정치, 철학, 종교, 미술 전반의 내용을 다루는데, 전문성이 돋보인다.

1부에서는 책의 내용보다 책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 책을 쓴 작가, 책과 관련한 사적인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2부에서는 좀 더 전문적으로 책의 본문을 해설한다. 대학 강의나 전문적 저자의 해설에 비해서는 약간 깊이는 얕더라도, 대중을 위한 북튜브라는 점에서 유익한 정보가 많다.

한 가지 특징이라면, 팟캐스트에서 시작했기에 숏컨텐츠 위주인 기존 유튜브 채널과는 차이가 있다. 유투브를 본다는 생각보다 라디오를 생각하고 들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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