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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계급의식』 강독을 시작하며

by 꿈꾸는 곰돌이

『역사와 계급의식』 강독을 시작하며


스무 살에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이후 여러 고전과 이를 풀어주는 해설서를 읽으며 여러 사회 쟁점에 대해 학습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제국주의론, 당 조직론, 전략과 전술, 차별 쟁점 등 여러 방면의 쟁점에 있어 좋게 말하면 폭넓게, 나쁘게 말하면 얕게 학습했다. 이제는 심화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또래 청년학생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전략과 전술, 역사, 경제학에 관심이 많다. 내가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철학과 미학인데, 이 영역은 현실의 영역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학습을 미뤄왔지만, 깊은 학습을 위해서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계급과 계급의식, 소외론, 그리고 변증법에 있어서는 통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마르크스주의, 더 나아가 레닌주의의 철학화를 시도한 죄르지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을 강독하고자 한다. 학습에 열정적인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텍스트이자,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비판적으로 수용되는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석자의 정파적 성향이 반영되도록 말이다. 스탈린주의자도, 트로츠키주의자도, 학술적 마르크스주의자들도 입 아프게 인용하는 저작이자, 문제적 저작이다. 나중에 1967년 개정판 서문에서 루카치가 스스로의 오류를 뼈아프게 지적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당시 루카치는 소련과 헝가리 공산당의 삼엄한 감시 아래 있었기에, 이 비판이 정녕 루카치 진심의 비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레닌주의의 철학화,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방법론 확립, 그리고 무엇보다 프롤레탈리아트의 계급의식 규정을 시도한 논문집인 이 책은 매우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고전임은 분명하다. 크리스 하먼이 쓴 알튀세르 비판 글인 「철학과 혁명」에 따르면, 프롤레탈리아트가 사회 변혁의 주체임을 밝히면서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역사적인 텍스트임을 말하면서도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에 동의하면서도,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강독을 시작한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도전해본 적 있는 텍스트이다. 그때는 헤겔 철학 및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대한 이해가 모두 낮아 실패했는데, 지금은 전보다 나은 상태에서 한 번 도전을 해보고자한다. 책을 펴면 나오는 1967년 개정판 서문에서부터 막막하다. 도저히 엥겔스 비판은 무슨 의미에서 한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로 독파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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