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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Dec 29. 2023

데미안에 관한 정신분석적 단상

 헤르만 헤세, 아니 에밀 싱클레어의 《데미안》은 플롯 자체도 흥미로워 성장소설의 중간 원형으로 불러줄만 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제대로 읽으려면, 정신분석학적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소설 자체가 헤세가 카를 융을 만나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롯 역시 정신분석학적 요소가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프로이트랑 라깡을 통해 데미안을 조금 해부해보고자 한다.


1.데미안은 무엇인가?

억압에 대한 방어기제로, 상상적 존재다. 크로머의 괴롭힘, 게다가 가족의 돈을 훔치면서 도덕에 대한 강박증적 억압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래서 억압이 만들어낸 방어기제다. 핵심은 정신병이라는 것이다. 라캉의 용어로 설명하자면, 상징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며, 상상계 이미지를 상징계에 포섭시키는 현상이다. 즉, 현실의 존재가 아닌 정신병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2.베아트리체는 무엇인가?

상상계가 만들어낸 여신이다. 술에 쪄든 쾌락을 즐기는 소년 싱클레어가 만들어낸 상상계의 여신이다. 단테가 베아트리체에 대한 궁전연애-플락토닉 러브를 통해 현실에서 여성성을 통해 이끌렸던 것처럼,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를 통해  이끌림을 받는다. 얼마나 위대한 사랑인가! "영원한 여성성이 우리를 이끈다"는 파우스트의 가르침을 잘 체화한 싱클레어이다.


3.에바부인은 무엇인가?

유부녀인 에바부인은 어머니의 이미지다. 라캉은 극단적으로 남자에게 여자란 어머니 혹은 창녀라고 말한다. 태초적 편안함을 주는 어머니지만, 결코 근친상간의 금기로 합일될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싱클레어가 만들어낸 것은 상상계에서 어머니적 존재를 만들어낸다. 상징계의 언어로는 에바부인이라고 표상된 이 여인은 상상계 속 이미지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 여인은 상상계 속에서 원초적 합일을 가능케 해준다. 그래서 싱클레어는 원초적 합일의 경험에 인생 최고의 안락함을 느낀다.


4.아브락사스

카인의 후예, 아브락스 등 영지주의적 요소가 나오나, 그것의 의미는 변증법적으로 보라는 것이다. 선과 악이 있는데, 악을 부인하지 말라고 하는 영지주의적 가르침은 변증법적 사고에 가깝다. 알은 깬 새가 날아간 아브락사스란 변증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형이상학적 사고에서 벗어나 변증법적 사고로 날아가라는 것이다.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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