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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an 24. 2024

영화<런던 프라이드>, 연대여! 영원하라!

 <런던프라이드>, 연대여! 영원하라!

"연대는 강철로 된 무지개인가보다"

이육사 시인의 시 <절정>을 조금 변형한 한 줄 평이다. 흔히 마초적 집단으로 묘사되는 광부와 여성적으로 묘사되는 게이를 비롯한 퀴어들의 연대라니! 이질적인 연대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연대는 강철과 같으면서도, 아름다운 무지개다. 마가릿 대처라는 사악한 자본주의의 마녀는 <빌리 엘리엇>에 이어 <런던 프라이드>의 이야기 서사를 제공해줬다. 이미 지옥에 간 대처에게 사소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런던 프라이드>은 84,85년 광부 파업 당시, LGSM 활동가들과 광부들의 연대에 관한 서사다.

광부들을 지지하는 레즈비언과 게이들’(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이라는 의미의 LGSM 활동가들은 런던에서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광부 파업을 위한 모금을 진행한다. 광부 단체들은 처음에는 이들의 모금을 거부했지만, 웨일스의 한 탄광 마을에서 이들의 모금 받아준다. 처음에는 게이라며 조롱하고 혐오했지만, 점차 마음을 열어둔다. 마을회관에서 술과 춤이라는 훌륭한 매개체는 마초 같던 광부들에게 무지개빛을 입힌다. 비록 다른 광부들은 조롱할지라도, '온르원'마을 광부들만큼은 이들과 진심으로 연대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퀴어 퍼레이드에 함께 참가하는 것으로 끝이난다. 이들의 무지개빛 연대와 함께 울려퍼진 영화의 엔딩곡은 자본주의 속 차별받는 성소수자와 억압받는 노동자의 연대의 포문을 여는 훌륭한 전주곡이다.


자본주의는 매 순간 착취의 빛이 흔러들어온다. 그 착취는 또 다른 억압과 차별을 낳고, 소수의 지배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한 체제다. 당연히 성소수자에게도, 노동자들에게도 해로운 체제다.(사실 이 둘이 결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성소수자들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고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적 세력인 노동 계급과 연대해야 한다. 반대로 노동자들도 억압받는 성소수자들과도 연대해야 한다.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다. <런던 프라이드>처럼,함께 싸우자. 우리의 연대는 너무나도 강철 같기에,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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