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별도 빛나잖아

bgm : zmi - Toutou

by 민서


나도 처음에는 둥근 원처럼 모난 곳 하나 없이, 이리저리 잘 굴러다녔던 것 같은데. 어느새 돌아보니,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미움받지 않으려 이리저리 피하면, 애를 쓰는 걸 아는지 내게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 음. 마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더 빨리 혹은 잡히지 않으려 과하게 움직였다간, 술래가 뒤도는 순간을 피하지 못해 잡히는 것처럼. 미움도 그렇다. 미움받지 않으려고 피하거나 더 과하게 대응하는 순간, 퍽. 마음속 아주 더 깊은 자리에 상처가 남는다. ‘가만히 있으면 반은 간다’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가만히 날아오는 미움을 온몸으로 부딪혀야 반은 간다. 그래야, 덜 아프다.


덜 아프다고 아프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단지 피하려 노력하지 않았기에 미움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하면, 더 나은 결과를 예측하게 되고, 예측이 엇나가는 순간 절망하게 되니까. 그러니, 미움은 온전히 다 마주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맘 편하게 미움을 받고 나니, 이곳저곳 모가 났다. 삐죽빼죽.


미움을 받은 날에는 하늘을 볼 수가 없다. 몸과 마음이 물에 젖은 솜처럼 축축하게 젖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땅만 보고 걸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자려고 누웠는데. 깜깜한 밤에 달 하나, 별 하나가 보였다. 달은 크기도 크니까 빛난다 쳐도, 저 별은 작기도 작은데 어떻게 저렇게 빛이 날까.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맞네. 뾰족한 별도 빛이 나네. ”


별은 뾰족했다. 우리는 별을 그릴 때, 무려 다섯 개의 뾰족한 각을 그린다. 노래도 불렀었지.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그렇다. 별은 뾰족한데도 빛이 났다. 어쩌면 둥글게 빛을 내며 사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사실 달이 빛난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빛을 내진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스로 빛을 내려면, 더 많은 미움에 찔리고 아파야 하나 보다. 찔린 상처가 깊으면 깊을수록, 더 뾰족한 각을 가질 수 있으니.

우리는 둥글게 태어나, 이리저리 긁히고 찔리면서 살아가야 하나 보다. 깊은 상처를 입고도 고통을 견뎌내는 별은 그만큼 더 빛날 수 있겠지. 그렇게 살다, 상처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을 때. 그때 우리는 저 하늘의 별이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둥글게 태어나, 뾰족한 별이 되어 하늘로 가는 게 아닐까.


애초에 둥글게 사는 건 별이 될 우리에게 너무 힘든 일이다. 미움받는 게 두려워도, 무서워도 견뎌야 한다. 조명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더 짙은 것처럼, 빛나려면 고통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무서워하지 말자. 두려워도 하지 말자. 견뎌내자. 어디가 어떻게 찔리든, 이겨내면 빛난다는 거니까. 저기 저 막막한 어둠 속에서 빛나려면, 이 정도는 견뎌내야지.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자.


그렇게라도 살아보자.

깜깜한 밤하늘에서 외로이 빛날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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