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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Aug 19. 2024

[한자 에세이] 점심과 수저도 한자?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18

#마음에 점을 찍는 점심

아침밥은 조식, 점심밥은 중식, 저녁밥은 석식이라고도 합니다. 食(먹을/밥 식) 한자 앞에 시간의 의미를 나타내는 한자를 붙여서 단어가 완성됩니다. 朝(아침 조) + 食(먹을/밥 식)으로 아침밥, 中(가운데 중) + 食(먹을/밥 식)으로 점심밥, 夕(저녁 석) + 食(먹을/밥 식)으로 저녁밥입니다.


"아침 먹었어?", "저녁은 뭐야?"와 같이 '밥'을 붙이지 않아도 식사의 의미가 통합니다. 아침과 저녁은 우리말인 반면, 점심은 한자입니다. 점심은 어떤 한자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점심(點心)은 (점/ 점찍을 점), (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마음에 점을 찍다'입니다. 마음에 점을 찍듯 먹는 간식처럼 먹는 식사를 '점심'이라고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 중  [「4」『불교』 선원에서, 배고플 때에 조금 먹는 음식을 이르는 말. 마음을 점검한다는 뜻이다.]라는 문장을 읽어보면 한자의 본래 의미를 잘 담고 있는 설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점/점찍을 점)이 활용되는 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좋거나 잘하거나 긍정적인 점을 장점(長點), 잘못되거나 모자라는 점은 단점(短點)과 같이 '어떠한 점이 있다'라고 사용될 때 쓰인다. 또한 글을 읽는 사람이 잘 확인할 수 있도록 글자 옆에 점을 찍는 것을 방점(傍點)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點(점/점찍을 점)이 포함된 한자는 '점'을 의미합니다.




#밥을 먹기 위한 수저

얼마 전 현직 한문 선생님(홍쌤)께서 직접 제작한 어원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수저'가 한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수저란 원래 시저(匙箸)로 (숟가락 시), (젓가락 저)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수저란 시저이고, 시저란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원래 '수저'라는 단어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동시에 의미했지만, 시간이 흘러 '숟가락'의 의미가 강해져 수저는 숟가락이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는 듯합니다.


(숟가락 시)가 사용되는 유명한 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십시일반(十匙一飯)입니다. 십시일반이란 '밥 열 숟가락이 밥 한 공기가 된다'라는 의미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모으면 한 사람을 돕기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혹시 떠오르는 다른 단어가 있으신가요? 저는 기독교의 십일조가 떠오른다. 자신의 수입의 10분의 1일을 교회에 바치는 십일조는 십시일반과 맥이 통합니다. 협동과 협력의 가치를 새삼 깨닫습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경험이 녹아든 단어와 성어를 음미하면 재미가 느껴지기도 하고, 선조의 삶의 지혜를 맛볼 수도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한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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