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살면서 포기했던 일
_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살아오면서 포기했던 일은 생각보다 많다. 어릴 적에는 언니와 오빠 때문에 사랑받는 일을 포기해야 했다. 장난감을 사고 싶어도,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도 양보해야 했고, 그때부터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공부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등록금과 학원비가 발목을 잡았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집안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조용히 책을 덮었던 날들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을 수 없어서 포기했던 관계도 있었고, 돈이 없어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잘 다니던 직장이 본사 부도로 하루아침에 사라졌을 때는 내 인생 전체가 멈춰버린 것 같았다. 직장을 잃은 허탈감,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두려움,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덮쳐왔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순간은 아이가 아파 세상을 떠나던 날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온몸의 힘이 빠지고,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면서도 남은 가족을 위해, 또 나 자신을 위해 다시 일어나야 했다. 그 이후에도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포기한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돌아보면 내 삶은 ‘포기’와 ‘버팀’이 교차하는 연속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포기한 일들의 목록이 아니다. 내가 포기한 뒤에도 다시 일어나 살아냈다는 사실이다. 포기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포기하고, 무너지고, 울고 난 다음에도 나는 다시 하루를 살았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회복했다.
포기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포기해야만 했던 경험은 나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단단해진 나는 더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포기해야만 했던 순간보다, 포기한 후 다시 일어날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더 좋은 운명을 만나게 된다고.
이제 나는 포기했던 순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나의 연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킨 증거이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삶은 끊임없이 포기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포기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_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