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의 아침으로

나의 루틴을 찾아서

by 민쌤

_나의 루틴을 찾아서

난소낭종 수술을 받은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그전까지의 나는 늘 새벽형 인간이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고,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 시간은 나에게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나’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의식이었다.

그런데 수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몸의 리듬이 깨지고, 마음의 중심도 함께 흔들렸다. 예전처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려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저 눕고 싶었고, 머리도 마음도 무거웠다.


루틴이 무너진다는 건 생각보다 큰 상실이었다. 아침을 잃으니, 하루를 잃은 것 같았다.

그 후로 나는 수없이 다시 시작을 시도했다. 알람 시간을 조금씩 늦춰보기도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워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날은 이 모든 게 버겁게 느껴졌다.
“그냥 지금의 나를 받아들여도 될까?”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회복이라는 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걸.


예전의 새벽을 완전히 되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충분히 새벽을 만들 수 있다. 그게 아침 5시 30분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제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연다.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창문을 연다. 차가운 공기가 얼굴에 닿으면, 그제야 정신이 든다.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을 마시며 몸의 리듬을 깨운다. 책을 펴지 않아도, 그저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만으로도 좋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맞는 ‘새로운 루틴’이다.

루틴은 완벽한 규칙이 아니다. 오늘의 나를 일으켜 세우는 작은 다짐이고, 내 삶을 천천히 다시 세워가는 마음의 순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시도한다. 조금 늦더라도, 느리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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