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일부였던 순간

사랑이 싹트고 다정했던 순간

by 민쌤

내 삶의 일부였던 순간


오늘의 글감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예상 밖으로 거창한 순간들이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조용하고, 오랫동안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던 하나의 장면이었다. 바로 아이를 품었던 순간이다.


물론 신랑과 함께 쌓아온 사랑, 매일 같이 흘러가는 일상의 따뜻함도 내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축이다. 그러나 ‘내 삶을 이루는 가장 귀한 일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세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간 아이. 그리고 지금 내 곁에서 자라 주며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나를 놀라게 하는 아이. 두 존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내 인생에 왔다가, 각자의 자리에서 내 삶을 완성하는 조각이 되었다.


가끔은 아주 오래전 기억 속에서, 가끔은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아이들은 나에게 말을 건다. 떠나간 아이는 말없이 내 마음의 연약한 부분을 어루만져주고, 내 곁의 아이는 매일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만들어준다.

두 아이가 남기는 감정들은 서로 다르지만, 어떤 것 하나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깊이로 내 삶을 채워왔다. 그 아이들이 내게 가르쳐준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내 존재의 중심을 다시 세우게 한 경험이었다. 사랑은 기쁨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책임이며, 때로는 오래 지속되는 그리움이었다.

그리움이 아픔이 되고, 아픔이 시간이 지나 다시 조용한 빛이 되어 돌아오는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돌아보면, 아이를 품었던 순간은 단지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내 인생 전체의 결을 바꿔놓은 ‘시작’에 가까웠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잃지 말아야 하는지
그 모든 답의 근원이 바로 그 작은 존재들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선언하듯 말할 수 있다.


“그 아이들은 지금도 내 삶의 일부다.
아니, 내 삶을 이루는 중요한 조각들이다.”


그 조각들이 만들어낸 온도와 결이 오늘도 나를 지탱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건넬 따뜻함의 근원이 되어 조용히, 그러나 변함없이 내 곁을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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