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문득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어제의 나는 그런 허무함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반대로, 오늘의 나는 묻고 싶었다.
“나는 언제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무엇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가?”
돌아보면, 예전의 나는 도전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사람들 앞에 서는 일도, 내 의견을 말하는 일도, 누군가의 시선을 견디는 일조차 버거웠다. 나는 가능하면 눈에 띄지 않는 쪽을 선택했고, 도전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그렇게 오래 살아왔다.
언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의 탄생’이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출산 후 맞이한 시간들은 내게 전혀 새로운 세계였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도 성장해야 했고, 아이를 이해하고 돕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움직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예전이라면 외면했을 도전들을 하나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이를 위해 시작했던 행동들이 결국 내 삶의 관성마저 바꿔 놓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작은 도전이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해냈을 때 가장 깊은 의미에서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누구의 지시도, 강요도 아닌 내 의지로 시도하고, 부딪히고, 끝까지 완수했을 때 그 성취의 온기는 오래도록 내 안에 머문다.
그 성취는 크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을 몇 장 넘기는 일, 낯선 운동에 도전해 땀을 흘리는 일, 불안했던 발표를 끝까지 해내는 일.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한 걸음일지라도 그 순간의 나는 변하고 있고, 전진하고 있다. 그 사실 자체가 나를 다시 살게 한다.
나는 이 작은 도전을 ‘살아 있음의 증거’라고 부른다. 그 증거가 하나씩 쌓일 때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그리고 그 확신은 또 다른 도전을 불러오고, 그 도전은 다시 나를 더 넓은 세계로 데려다 놓는다.
살아있다는 감각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내가 나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조금이라도 넘어서고 있다’는 체감.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