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서야 알게 된 ‘일상’의 소중함

by 민쌤

집을 떠나서야 알게 된 ‘일상’의 소중함



여행지를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지극히 평범하다고 여겼던 나의 일상이 얼마나 섬세하게 나를 지탱해주고 있었는지를.


낯선 나라에서 마주하는 언어의 장벽은 생각보다 크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쉽게 꺼내지지 않고, 작은 질문 하나에도 마음속에서 여러 번 문장을 고쳐 쓴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앞에서는 괜히 예민해지고, 매일 쓰던 샴푸 하나, 익숙한 컵 하나가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까지 불편할 줄은 몰랐다. 일상 속에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이, 여행지에서는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잠깐의 이동 시간마저 어색하다. 쉬는 시간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고, 익숙한 루틴이 사라진 자리에 막연한 공백이 남는다.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행동들이 이곳에서는 하나하나 의식해야 할 ‘일’이 된다. 그제야 깨닫는다. 내가 편안하게 숨 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여행은 특별한 풍경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나를 일상으로부터 떼어 놓는다. 그리고 그 거리를 통해, 내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안정과 반복의 힘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일상은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나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였다는 사실을. 그래서 여행이 끝나갈수록 마음 한편에서는 묘한 안도감이 올라온다.


다시 돌아갈 집, 익숙한 언어, 내 손에 맞는 물건들, 나를 기다리는 평범한 하루가 있다는 사실이 그 어느 때보다 든든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여행의 진짜 목적은 새로운 곳을 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자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특별한 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심코 지나치던 평범한 하루 속에 숨어 있다.”
_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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