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얼마나 웃을 것인가

by 민쌤


올해는 얼마나 웃을 것인가




나는 자주 웃는다. 매일이 즐거워서 웃는 건 아니다. 아주 가벼운 일에도,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도 웃음이 난다. 예전의 나는 늘 고생스럽게 살았다. 해야 할 일들이 먼저였고, 웃음은 늘 뒤로 밀려 있었다.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즐거움보다는 책임이 삶의 앞자리에 놓여 있었다.


내가 웃음이 많아지기 시작한 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부터인 것 같다. 아기를 낳고 처음 몇 해는 분명 힘들었다.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었지만, 말을 유난히 잘하던 아들은 두 살 무렵부터 나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이와 나누는 짧은 대화들 덕분에, 육아의 고단함 속에서도 외로움만큼은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이 아이에게만큼은 늘 좋은 모습,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함께 공연을 보러 다니고, 홍대 길바닥에서 대학생들 사이에 섞여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나이도, 시선도, 체면도 그 순간만큼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때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삶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는 강력한 무기 하나를 얻게 되었다. 작은 일에도 웃을 수 있는 힘, 힘든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넘길 수 있는 마음의 근력. 삶이 늘 순조롭지는 않아도, 그 안에서 나를 잃지 않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온 것이다.


그래서 2026년에도 나는 지금처럼 살고 싶다. 라인댄스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소주 한잔에 하루를 풀어내기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다가 혼자 남아 궁상도 떨어보면서 그렇게 즐겁게 살아내고 싶다.


“삶의 가치는 그것을 얼마나 즐겼는가에 달려 있다.”

_몽테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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