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셀프 선물을 했던 적 있나요?

by 민쌤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나에게 선물을 한다. 최근에 나에게 준 선물은 커피 쿠폰 몇 장과 다이어리 꾸미기 스티커, 그리고 소소한 학용품이었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그게 무슨 선물이냐”라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꽤 의미 있는 일이었다.


사실 나는 다꾸, 그러니까 다이어리 꾸미기를 해본 적이 없다.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마흔일곱이라는 나이에 문득 해보고 싶어졌다.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냥 하고 싶었다. 그 순간 마음이 조금 설레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샀다.


생각해 보면 나는 색감도, 감각도 좋은 사람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똥손’에 가깝다. 그래서 더 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저 내가 즐거우면 그걸로 충분했다.


어릴 때의 나는 갖고 싶은 것이 많았던 아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가질 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다. 집에서는 늘 순서가 있었다. 언니와 오빠가 먼저였고, 나는 마지막이었다. 가끔 내 차례가 돌아오는 날은 작은 행운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다. 그냥 참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정민은 꽤 대견한 아이였다. 아마 그래서인지 나는 나에게 무언가를 사주는 일이 조금 어색하다. 대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일은 참 즐겁다. 누군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 더 큰 기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나도 나를 챙겨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삶도 좋지만, 그 안에서 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조금 늦게 배운 것 같다. 프랑스 작가 몽테뉴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이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주는 선물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비싼 물건일 필요도 없다.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음에 드는 펜 하나, 갖고 싶었던 작은 물건 하나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내가 나를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인색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씩 연습해 보려고 한다. 나에게 주는 선물 말이다. 어설프고 서툴겠지만 괜찮다. 처음이니까.


열심히 일한 날에는 나에게 작은 보상을 주고, 마음이 지친 날에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할 차례라고.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
_ 파커 파머


나는 오늘도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한 마음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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