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꾸준한 사람인가요?
나는 스스로를 꾸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적이 거의 없다. 무언가를 오래 지속해 본 기억보다, 버티며 살아낸 기억이 더 많다. 관계 속에서의 인내심은 꽤 강한 편이었다.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고, 감정을 참고, 상황을 견디는 일에는 익숙했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에는 늘 서툴렀다. 관심은 많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하면 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늘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았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약속한 일이 있었다. 바로 필사였다.
사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책 속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질 것 같았다. 생각이 정리되고, 삶이 조금은 덜 흔들릴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새 1년을 넘겼다. 하지만 나는 원래 그렇게 꾸준한 사람이 아니었다.
필사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꾸준함은 의지가 아니라 버티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 처음 30일 정도는 할 만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설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0일, 100일을 넘어가는 시간은 정말 쉽지 않았다.
몸이 아픈 날도 있었고,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있었다. 한 번은 독감에 걸려서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누워 있던 적이 있었다. 온몸이 쑤시고 열이 오르는데도 펜을 들었다. 글씨는 엉망이었고, 눈물까지 났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왜 이걸 하고 있는 거지.”
그만해도 되는 일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서 멈추면, 내가 쌓아 온 시간들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펜을 들었다. 하기 싫은 날도 있었다. 놀고 싶은 날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늘 하루만 하자.”
그렇게 하루를 넘기고 또 하루를 넘기다 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나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하나 생겼다. 나는 이제 자연스럽게 필사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억지로 하던 일이 이제는 하지 않으면 어색한 일이 되었다.
1년 전의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좋다. 필사가 아니어도 좋다. 매일 독서를 해도 좋고 운동을 해도 좋고 외국어 단어를 외워도 좋다.
단 하나만 해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딱 1년만 해보세요.”
만약 1년이 부담스럽다면 100일만이라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 시간이 어떻게 사람을 바꾸는지. 나는 아침저녁으로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일터에 나가 일을 한다. 운동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루가 늘 빠르게 지나간다. 그 바쁜 시간 속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이 시간이 나를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습관은 삶을 바꾼다. 그리고 그 습관은 결국 나를 다시 만들어 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펜을 든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반복해서 하는 행동의 결과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_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