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입성!
셋이서 캐리어 하나씩 끌고, 브리즈번 공항을 나오자 풀냄새가 가득했다. 나는 쨍한 호주 하늘을 기대했지만 보슬비내리는 구름 낀 하늘이었고 약간 실망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호주비는 산성비가 아니여서 맞아도 된다며 비를 반겼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이들 마음에 긍정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시점이.
10시간 동안 좁은 비행기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 피곤했지만 상쾌한 공기에 점점 머릿속이 맑아졌다.
일단 우버를 타고 숙소인 ‘노보텔 사우스뱅크’로 갔다. 얼리 체크인이 되는지 물어봤지만 2시 이후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우리는 프런트에 짐을 맡기고 동네 산책을 하기로 했다.
산책하며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 보도에 섰다. 호주의 횡단보도에는 동그랗고 투박하게 생긴 버튼이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초록불이 켜질 때까지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된다. 버튼을 눌러야 건널 수 있다.
그 이후로 우리는 동그란 신호등 버튼을 줄기차게 눌렀다. 눌렀는데도 초록불이 빨리 켜지지 않으면 안 눌린 것 같은 의심이 자꾸만 들어서 누르고, 또 눌렀다. 호주까지 와서 기다리지 못하는 급한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우리는 조금씩 여유를 가져보자 다짐했다. 처음엔 초록불이 켜질 때“띠띠띠띠띠띠”거리는 방정맞은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나중엔 이 소리가 요잇땅!하는 신호탄같아 좋았다. 한국에 돌아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허전했고 호주의 신호등 소리가 그리웠다.
한국에서 입고 온 겨울옷 그대로 동네를 한 바퀴 돌자, 피곤하고 더워서 다닐 힘이 없었다.
에어컨 빵빵한 호텔로 다시 들어갔다. 로비 의자에 앉자 잠이 쏟아져 꾸벅꾸벅 졸았다. 호텔 직원이 불쌍하게 보였는지 방 키를 내주었다.
시간은 오전 11시. 드디어 브리즈번에서의 우리집에 들어갔다. 나는 침대에 그대로 발라당 누웠다. 자석에 이끌리듯 몸이 침대에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이제야 긴장이 풀리고 좀 살것 같았다. 아이들은 즐거움을 주체못하고 침대에서 팔짝팔짝 뛰었다.
방 크기는 침대 두 개, 화장실 & 샤워실이 다여서 아담했지만 야외 수영장도 있고, 통유리로 숙소 앞에 있는 ‘Musgrave Park’가 뻥 뚫려 보였다.
설레임과 기쁨을 가득 안고 브리즈번 우리집에서 편안한 첫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