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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눗씨 Dec 05. 2024

에필로그

나에게 방송 작가란?

 시대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버지도 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가정을 꾸리느라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으셨다.

하지만 한가지. '한 우물만 파라'라고 조용히 말씀하신 게 항상 기억에 남는다.

아마 한가지만 이라도 열심히, 끈기있게 하다보면 뭐가 되도 된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우리 아버지도 성실히 한 분야에 끈기있게 나아가신 분이다.  

IMF때 넘어졌어도 다시 털고 일어나시며 지금까지 사업체를 이끌어 오셨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를 보고 내 삶이 다듬어진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나의 짝사랑은 길고 길었다.

중학교때부터 글을 잘쓰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좌절하곤 했다.

우연히 방송 작가가 되었다고 말했지만 내 마음속엔 항상 작가에 대한 꿈을 품었고 길고 긴 열망에 의해 우연인 척 다가온 것이다.  

방송 작가가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섭외도 힘들고,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힘들고, 체력도 안되고 방송 바닥이 체질이 아니라고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버지에게 배운 끈기로 버텨냈다. 경력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어 살아남는 방법은 익힐 수 있었다.

방송 작가는 글을 쓰고 싶은 나에 꿈을 이루어준 빛이었다.

아버지 말씀처럼 한 우물을 팠더니 정말 내가 작가일을 하고 있구나. 깨닫게 해준 실체였다.

여러 부수적인 일들을 해내야 글을 쓸 수 있었지만 원고를 털고 난 후 느끼는 희열은 다른 부수적인 일들이 힘들어도 방송 작가를 계속 하고 싶게 했다.   

이 희망의 빛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기 위해 지금까지의 방송 작가 생활을 정리하며 다시 글쓰기를 도전한다.

나도 아버지처럼 꾸준히 노력하며 글을 쓰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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