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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an 27. 2017

당신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요?

<타인의 영향력> 마이클 본드

여러분 이제 곧 구정입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는 3월에 핵폭탄급 프로젝트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 요즘 정신이 없어서 책 리뷰가 점점 줄어드는 것에는 죄송해요 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타인의 영향력이라는 책인데, 재밌습니다. 미국 스타일 글이라서 예화가 많은데 맥을 잡으면 쉽게 읽힐 수 있어요~ 오호호호 

여러분 새해복 많이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의 시선은 지옥이다" 라는 말을 했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학교에서 발표를 할 때나 많은 사람 앞에 설 때 타인의 눈은 부담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2015년 말부터 시작되었던 촛불집회의 경우에는 나와 생판 면식도 없는 사람과 함께 무엇인가를 공유하면서 용기를 얻고 광장으로 모이기도 했었다. 타인의 존재라는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친구이자 적이다. 어떤 면으로는 사람을 귀찮게 만들기도 하며, 미친 짓을 하게도 만든다. 그렇지만 타인의 존재는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다. <타인의 영향력>은 적이자 친구인 타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책에서 전제로 깔고 있는 것을 머리에 들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먼저, 인간이 집단 정체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진화의 산물이다. 즉, 인간이라는 존재는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 집단을 중시하게 되었다. 인간에게 있어서 집단 성향은 피할 수 없다. 집단 성향은 두 측면을 내포한다. 먼저, 사회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내집단의 포합관계를 좁게 설정할 수록 외집단을 차별하고 배척할 것이다. 하지만, 집단성향은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받을까?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자동차 사고를 당해서 사망했다는 뉴스 보도를 보았다. 그당시 영국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고 슬퍼했던 장면을 텔레비전을 보았다. 책의 저자 마이클 본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과 영국인의 애도 물결을 분석하며 감정전염에 대해 설명한다. 감정전염이란, 생각없이 기분과 감정 동조가 집단전체에 확산되는 현상이라 한다. 감정 전염은 인간의 모방 본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사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말이 웃기는 것이지만, 그렇다면 공감으로 단어를 바꾸어서 생각해보자. 누군가를 공감할 때, 상대의 삶을 상상한다. 그 상상속에서 공감하고 싶은 대상이 할법한 행동을 상상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당연히 상상력과 감정의 차이에 따라서 공감의 정도는 다를테지만 우리가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타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바로 모방 본능이다. 이런 모방 본능은 비단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감정 모방이 가능하다. 책의 저자는 다이에나 왕세자비의 죽음과 영국인의 애도 물결을 사회적 간정 전염으로 분석해냈다. 집단적 감정 전염은 사회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첫번째로, 집단 내부의 협력을 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사악한 문제'를 푸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집단 감정 전염은 '정보쏠림' 현상을 통해서 부정적 면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민주주의에서 이런 우를 범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다수결의 원칙이다. 그렇지만 다수가 선택한다고 해서 그 결정이 곧 옳은 것이며 선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통해서 아테네 시민이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배웠던 군중으로 해석되지 않은 2015년 촛불 집회


나는 글을 쓰면서 한 가지 문제점에 봉착을 하게 되었다. 2015년에 시작된 촛불집회는 엄연한 군중의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교과서에서 배웠던 군중에 대한 개념으로는 2015년의 광화문에 모였던 군중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군중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했다. <타인의 영향력>은 군중을 새롭게 정의한다. 새로운 군중의 개념을 알아보기 전에 기존의 군중 개념을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귀스타브 르봉은 군중 개념을 학계에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는 군중을 '원초적 본능과 방종의 무의식 세계에 머무는 존재이고, 각 개인은 그 세계에서 정체성을 빼앗기고 무의식중에 폭력적이고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집단으로 정의 내렸다. 그가 정의한 군중은 사람이 뭉텅이로 모이게 되면 익명성을 획득하게 되고 인간의 폭력적 본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큼 평화적 시위였다. 폭력성을 가지는 사람이 있으면 옆에서 "싸우지마" 혹은 말리는 모습까지도 보였다. 오히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이런 모습은 기존의 군중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최근에 떠오르는 군중이론은 집단 정체성에 따라 군중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개인의 정체성이 집단 정체성에 적응을 하여 다양한 군중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촛불 집회의 경우도 많은 사람이 느낀 것은 정부가 시민에게 모욕감을 주었고 기존의 폭력 시위로는 오히려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학습효과를 통해 평화시위를 시작했다. 당연히 폭력시위를 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수가 평화적 시위를 원하기 때문에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이런 군중속에서 이타심과 연대의식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중은 다양한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목적의 지속성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집단을 유지시키는 힘 바로 응집력


앞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모였던 대중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면 이제는 사회적 집단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만큼 강한 사회적 결속력을 보이는 조직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군대보다도 동지애를 보이는 집단은 바로 해병대다. 해병대는 사회에 나와서도 서로를 알아보면 일면식이 없어도 강한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 해병대에는 신고식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회 어디든 신고식은 있지만 해병대의 신고식은 가혹행위처럼 보일 정도로 처참하다. 해병대에서 신고식은 누구나 경험하는 의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식을 당한 사람들은 신고식을 잊지 못한다. 특히, 신고식의 강도가 강하고 기억에 남을 정도면 그 경험은 잊혀지지 않는다. 모두가 신고식을 당했기 때문에 해병대는 그 경험으로 상대 해병에게 동지애를 느낀다. 이런 경험은 전쟁을 같이 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떤 조직이라도 이런 신고식의 경험이나 힘든 일은 지나게 된다면 서로는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사회문제를 이겨내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응집력은 상대 조직이나 개인을 배척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응집력의 범위가 넓으면 괜찮겠지만 그 포함 범위가 좁으면 좁을수록 배타적으로 변한다. 배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공포다. 만약에 누군가가 나에게 총을 주고 상대를 쏘라고 하면 총을 쏘기 쉽지는 않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속에서 우리는 간단히 방아쇠를 당긴다. 전쟁에서 방아쇠를 쉽게 당길 수 있는 이유는 상대를 대상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상대는 괴물이고 나의 목숨을 빼았는 악마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총을 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 논쟁에서 많은 이들이 <디워>는 국산 영화이기 때문에 <디워>를 비판한 논객을 묵사발을 내버렸다.


당신은 영웅인가, 악당인가?


나는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마치 청와대가 범죄 집단이 된 것 같다고 느꼈다. 청와대의 직책을 맡았던 많은 사람이 구속되거나 법적 책임을 가지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사실 이들이 괴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개인의 삶을 보고 생각한 것은 그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루시퍼 이펙트>에서 악인의 탄생은 바로 시스템적인 문제로 보았다. 아무리 보통 사람이 들어간다고 하여도 시스템은 개인을 악으로 만들어 버린다. 책에서는 시스템적인 문제를 다루지만 나는 여기에다 한 가지가 더 첨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이 없는 사람과 제도에 순응적인 사람일수록 악인의 길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시스템적 악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권위의 문제다. 권위는 소수가 가지는 특권이다. 권위에서 배척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면 권위의 내집단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권위의 내집단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은 권위에 순응하게 된다. 그리하여 권위를 지속시키는 이데올로기라는 허상에 빠져서 외집단으로 보기에는 이상한 행동을 행하는 것이 바로 악의 길로 빠지는 것이다. 우리는 악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악마는 우리에게 유혹을 한다. 같이 차를 마시자고, 같이 밥을 먹자고, 선물을 주기도 하고, 술을 먹기도 하며, 힘을 주겠다고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악마와 놀며 함께 악당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이 악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 <타인의 영향력>에서 영웅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영웅이 되는 것중 중요한 요소는 바로 개인의 가치관이다. 어떤 교육을 받았고 부모로부터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가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연대의식이다. 이를 보편적 도덕성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보편적 도덕성의 개념은 상대를 얼마나 나의 내집단으로 포함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내집단의 포함의 크기가 큰 사람이 인류를 나의 내집단으로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세상의 아픈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반면 내집단의 포함의 정도가 적은 사람은 자신과 친한 사람만을 구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내집단의 포함도가 넓다고 하여도 모두가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황의 영향에 따라 영웅심이 발휘회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상황이 주어진다고 하여도 사회적 내집단의 포함도가 적다면 영웅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선과 악의 평범성이다.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잇고, 누구나 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타인의 존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도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사건


<타인의 영향력>에서 타인의 존재는 우리에게 있어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인의 존재는 우리의 삶속에서 빠질 수 없는 영역이며 타인과의 질적인 유대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8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가토 도모히로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살해했다. 그는 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잡혀가면서 끝까지 그의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그는 끝까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질적 유대감을 쌓기란 쉽지가 않다. 그는 사회적 유대감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아무 죄없는 사람을 살해했다. 이 살인사건을 보면서 느낀 것은 개인에게 있어서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바로 타인의 존재라는 것이다. 타인의 존재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타인과 질적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쌓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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