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미래> 노무현
이제 제가 더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 같지요?
막상 시작해 놓고 보니
제겐 벅찬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름값으로 어떻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억지를 부렸는데,
이젠 한계에 온 것 같네요.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쉬는 것이 도리일 것이고,
또 열심히 뛴다고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젠 제기 이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고요.
글이나 자료를 보다가 생각이 나는 대로
자료를 올려 보겠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 하지 않고서는 버티기가 어려워서
하는 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9.05.06.)
<진보의 미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진보에 대해 출판을 하려다 유작이 된 책이다. <진보의 미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가, 진보의 개념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진보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진보가 기존 질서에 대항을 하고 이에 대한 반발로 보수가 태세를 전환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특수한 상황에 놓였다. 바로, 보수가 먼저 나타나고 2017년 초까지 진보의 반격이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한국의 보수는 1950년부터 그 씨앗이 뿌려져 1970년대에 한국의 보수가 나타난다. 진보의 경우 1980년부터 대항을 시작해 2017년에 한 사이클이 끝났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를 읽어보면 문재인 정부의 방침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한민국 진보와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의 역할 중에서도 논쟁의 핵심이 되는 주제는 '성장과 분배에 과나여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에서 국민의 경제 활동에 얼마나 개입할 것인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규제를 얼마나 하고, 돈을 얼마나 걷어서 어디에 얼마나 써야 하는가? 이런 문제를 둘러싼 싸움이다.
보수주의는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손을 떼라고 하고, 진보주의는 시장의 실패, 한계를 주장하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래서 오늘날 논쟁은 국가냐? 시장이냐? 또는 작은 정부인가? 할 일을 하는 정부인가? 이런 명제로 전개되기도 한다. (진보의 미래, 동녘, P.49)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이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사람과 인권을 위해서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근대 국가는 합법적인 폭력을 소유한다. 우리는 그것을 권력이라고 한다. 국가는 권력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정책을 펼쳐 나간다. 지금까지 모든 보수 정권은 안보와 성장을 필두로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대한민국은 이념적 보수주의자들의 국가다. 노무현 대통령이 책에서 생각했듯이 대한민국의 진보 또한 보수들이 깔아 놓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하는 형국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그가 보수주의적인 면모를 모이는 이 무대를 진보의 무대로 바꿔보고 싶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국가는 진보적인 국가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이며, 모두가 목적이며 꿈을 꿀 수 있는 국가다. 노무현 대통령이 책을 기획하는 모습에서 '어린 아이들'이 꿈 꿀 수 있는 나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어린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경쟁을 하며 승자와 패자가 된다. 그러나 승자가 되도, 패자가 되도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 승자는 영원한 승자가 아니기 때문에 불안하고 패자는 경쟁에서 패했다는 좌절감을 느낀다. 어린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이 문제는 대한민국 전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년들도 어른들도 모두 경쟁을 하고 성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하지 못하다. 이런 경쟁에 미친 국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보수주의자들이 깔아 놓은 멍석 위의 대한민국은 행복한 국가인가?
대한민국의 진보는 무엇인가?
진보와 보수가 실질적으로 가장 타협 없이 싸우는 쟁점은 '국가가 분배에 얼마나 깊이 개입할 것인가? 세금을 얼마나 거두어서 복지 지출을 얼마나 하고, 사회적 보장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기분이 될 것이다. (진보의 미래, 동녘, p97)
공산주의 혁명이론이 뭐냐면 버스 딱 세워 놓고 몽둥이 들고 올라가서 '차주 내려와' 하면서 패고 '기사 내려'하면서 패고, 확 끌어내 버리고, '우리가 몰고 가자' 하고 빵 가버리는 거거든요. 진보라는 건 그게 아니고 '차가 좀 비좁나? 그래도 다 같이 가야 되는 사람들인데 타야 될 거 아이가? 우리도 좀 타자' 근데 못 타게 하니까 '왜 못 타 인마, 김해 사람은 손님 아니야?' 이러면서 올라 타거든요(진보의 미래, 동녘, P.240)
그럼 이제 진보의 가치는 뭐냐? 연대, 함께 살아 가자. 이거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교리하고도 맞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 입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공존의 지혜이고, 종교적 교리로 따진다면 그건 하늘과 신의 뜻이다.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이게 연대 정신이잖아요. 그리고 다 같이 하나님의 자식들로 평등하게 태어나서 서로를 존중해라,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 이게 고스란히 진보의 가치 속에 있는 것이거든요 (진보의 미래, 동녘, P.241)
유시민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라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을 누르고 이타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조금씩 손해를 보아야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정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통해 대한민국은 건국이 되었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압축적 근대화를 통해 우리는 경제를 얻었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 지금 대한민국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하에 끝없는 경쟁을 해야하며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문제는 모든 가치를 경제적 가치 즉 효율성으로만 따진다는 것이다. 막말로 이야기하면 1원이라도 벌지 못하는 일은 모두 쓰레기가 되는 세상에 우리는 놓여 있는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는 것은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것이다. 압축적 근대화는 대한민국을 경제적 부국으로 만들었지만 그 안에 시민의식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 성장이 있으면 나누기도 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하는 진보의 가치는 바로 나눔이다. 소수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하는 삶은 바로 진보주의자가 걸어야 하는 길이다. 연대하는 마음은 바로 약자에게 눈물을 흘리고 강자에게 소리지를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건전한 진보일 것이다.
시민을 교육하자 그래서 노무현은 책을 쓴다.
내가 하는 일의 일종의 계몽주의일 수도 있어요. 물론 오늘날에 와서 계몽주의는 극복되어야 한다고 얘길 하고, 또 소위 생태주의라든지 복잡계 이론 같은 쪽에서도 계몽주의의 기본적인 철학적 태도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역사의 진보를 추구해 나가는 사람들에겐 계몽의 과정이 필연적인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진보의 미래, 동녘, pp.161-162)
내가 말하는 시민이라는 것은 자기와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람, 자기와 정치, 자기와 권력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적어도 자기의 몫을 주장할 줄 알고 자기 몫을 넘어서 내 이웃과 정치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런 것을 일반화해서 정치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시민이라고 보는 것이죠. 이런 개념에서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시민이고 그 시민 없이는 민주주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시민의 숫자가 적다면 시민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죠. (진보의 미래, 동녘, P.329)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작가에게 자신이 계몽주의의 덫에 걸렸던 것 같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이 말은 아마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옳은 말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바뀌고 민주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탄식을 했던 것은 아마 시민들을 빨리 바꾸고 싶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끝까지 시민을 중시했다. 바로 시민이 깨어나는 세상에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는 세상이 올 것이다. 국가의 정책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바로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국회의원 보다는 정당의 힘이 필요하다. 정당이 바로 제도 결정권이 있다. 그러면 정당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바로 이익과 여론에 따라 움직이다. 즉, 시민들의 결정에 따라 정당이 뽑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이 똑똑해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인생을 돌아보며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국가를 만들고 싶었다. 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행복한 국가를 정책을 통해 개혁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돌아보니 시민이 깨어 있어야 국가가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대한민국 진보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서 진보는 시민을 교육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고, 아무리 옳은 말을 하더라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옳은 말이나 정책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그림을 볼 때도, 책을 볼 때도, 이야기를 들을 때도 아는 만큼 배운다. 정치도 그런 것이다. 시민은 똑똑해져야 한다. 시민이 똑똑해지면 국가를 지배할 것이다. 하지만 시민이 무지하다면 못난 사람들에게 지배를 당할 것이다. 시민이 똑똑해져서 정치의 주인이 되는 날, 그날은 바로 진보가 성공하는 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