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서미싯 몸
스트릭랜드의 삶
<달과 6팬스>는 스틀릭랜드라는 영국의 중산측 남자가 화가가 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스트릭랜드는 증권 거래자로 그의 부인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스트릭랜드 부인의 초청으로 영국의 사교계 모임에 초대받게 되고, 그 모임에서 살찌고 조용한 스트릭랜드를 처음 만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스트릭랜드는 아무 이유 없이 가족을 버리고 프랑스 파리로 떠나 버린다. '나'는 스트린랜드 부인의 요청에 따라, 스트릭랜드를 찾으러 파리로 떠난다.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스트릭랜드와 탐욕스러운 화가 스트로브와 그의 부인 블란치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스트릭랜드는 블란치과 비밀 연예를 하고 있었다. 스트릭랜드가 또 홀연히 사라지게 되고 그 충격으로 블란치는 자살을 하며 그의 남편 스트로브는 자신의 고향인 네덜란드로 떠나버린다. 스트릭랜드는 어떤 섬에 머물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아타라는 소녀와 함께 문등병이 걸려 살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을 불태우면서 삶을 마감한다.
달과 6팬스의 그 사이
처음에 <달과 6팬스>의 제목을 보면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을 한번 보고 나면 왜 저자가 이런 제목을 골랐는지에 대해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달이라는 존재는 질베르트 뒤랑의 <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를 참고하자면, 달은 인간의 동물성을 보여주는 존재이다. 수없이 많은 매체에서 늑대인간들이 인간이었다가, 보름달을 보면 인간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것이 일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을 지배해온 합리성은 빛과 긍정적인 양태를 보인다. 고로 서양인들의 입장에서 밤이라는 존재는 부정적인 존재이며, 밤과 연관된 달 또한 부정적인 것이다. 달은 또한 여자의 월경과도 연결이 된다. 월경의 피는 다산성을 의미하므로 이는 본능과도 연결이 되는 것이다. 즉, 합리성을 필두로한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달은 순수한 자연 그 자체를 의미한다. 6펜스라는 것은 돈이다. 돈이라는 것은 인간이 잉여 생산물이 생기고 나서 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인간 최고의 발명품이다. 6팬스는 인위적이고 야생에서 동물성을 버리고 합리성과 이성을 필두로 한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달과 6팬스>는 스트릭랜드라는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끝에 서있어야 하는 예술가들
서머싯 몸은 우리에게 진정한 예술을 이루기 위한 자신의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보는 6팬스의 사회는 예술을 억압하는 장애물이다. 6팬스에 소속된 사람들, 스트릭랜드 부인, 영국의 사교계 인사들, 블란치 스트로브, 알렉 카이마클은 형식성, 지식, 돈, 명예 그리고 사회의 윤리만을 외치는 자들이다. 이런 틀 속에서 예술을 표현한다는 것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스트릭랜드는 6팬스로 표방되는 브루주아적 삶 속에서는 자신의 예술성을 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 사회를 떠난 것이다. 이성과 합리성이 이끄는 사회는 인간의 본능과 동물성을 혐오하고 그것을 제거해야 하는 대상으로 본다. 하지만 예술이라는 것이 이런 틀에만 국한된다면, 그 종국에 예술은 형식만을 추구하며 내용은 없는 형식주의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서미싯 몸의 눈에서 진정한 예술이 태어나기 위해서 예술가는 사회의 중심이 아니라 사회의 변방이자 끝으로 몸을 이끌어야 한다. 자신의 모든 사회적 지위를 버리고 사회의 어떤 것에도 메이지 않으며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살피며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의 끝에서 예술가는 사회의 중심 속에 있는 브루주아의 삶 속에서 보지 못하는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사회의 끝에서 예술가는 이주 노동자들의 아픔을 노래하고, 사회 속에서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창녀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아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의 괴로움을 표현해준다. 즉, 예술가들은 이성과 합리성 이면에 있는 억압받는 이들을 노래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나의 예술이 파괴를 통해 내 예술은 완성될 것이다.
<달과 6팬스>에서 스트릭랜드가 자신의 예술을 불태우는 그 모습은 아직도 전율이 흐른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 영원성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손으로 불태워 버린다. 만약에, 만약에 스트릭랜드의 작품이 홀로 남겨져 있었다면, 그 작품은 잘해봐야 사회 속에서 편입되어 귀족들의 방을 꾸미는 장식품이 되거나, 혹은 그냥 버려져서 몊 년이 흐르면서 그 그림은 낡아 빠져서 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 작품을 불태운다면 그 작품은 영원성을 가지게 된다. 그 작품이 불탐으로써 '나'라는 한 사람의 머릿 속에서 그 마지막 작품은 먼지도 타지 않을 것이며 색이 바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형식적인 사회 속에서도 거래되지 않을 것이다.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창조한 예술을 자신이 직접 파괴함으로써 그 작품은 승화된 것이다.
연예인들과 미술
최근에 많은 연예인들이 미술계에 뛰어들고 있다. 그 중에서 정말 예술성을 보이는 연예인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연예인들의 이런 모습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유명하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가 쉽다. 연예인들이 예술로 뛰어드는 것은 예술을 자본주의 속으로 끌어 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자본주의 속에서는 내가 한 번 유명해지고 영향력을 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든 쉽게 성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추상예술을 가지고 밀어 붙이며, 나는 그냥 그렸으니까, 너희가 알아서 해석해라는 그런 태도를 통해서 많은 전공자들과 예술가들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솔직히 말해서 연예인들의 그림이 그들의 이름을 빼버리고 그려진다면 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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