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나메나 Mar 18. 2021

Dream about You


 너를 그토록 사랑하는 동안 너에게 고운 편지를 쓰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그만큼 나에겐 너를 향한 예쁜 마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즈음, 아직도 이토록 너를 사랑하는데 편지가 이렇게 쓰기 어려우니 그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전의 편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자의식에서 비롯된 부담감... 그것들에서 도피하기 위해 한동안 나는 너에게 전통적인 연애편지라고는 할 수 없는 형식의 편지나 시를 써 보내왔다. 하지만 오늘 너의 편지를 다시 찬찬히 읽은 후, 나는 다시 워드를 킨다. 너에게 편지를 쓴다. 아직도 매우 쉬운 일이다. 너를 사랑하니까.


 내가 가장 최근에 쓴 글은 너와 헤어지고 난 후에 쓴 글이었다. 신에게 감사하게도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고, 나는 전보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감정을, 사랑을 너에게 느끼게 되었다. 아아, 부디 우리가 영원하기를. 나는 매우 열심히 일할 것이고, 건강도 챙기고, 모든 것을 채비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닦아 놓을 것이다. 당신이 미국에 가도, 나는 당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건강히 또 고이 보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미국에서 돌아올 때, 우리는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내게 준 편지를 읽으며 내 편지들과의 차이점을 느꼈다. 그것은, 당신은 나를 안아주고 알아주고 사랑해준다는 것이다. 내가 당신을 그렇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너를 사랑하는 나를 표현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들였던 것 같다. 표현, 기법, 형식 등에서 나는 뛰어나거나 전과는 달라야 했고 그래서 많은 부담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편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려고 한다. 지원이를 안아주고, 알아주고, 사랑해보자는 것이다. 편지 속에서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역시나 매우 쉬운 일이다. 너를 사랑하니까, 당신은 찬란히 빛나니까. 그것을 내가 아니까. 당신을 안아주고 싶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면,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에게 느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사랑이다. 그런데 사랑에도 여러 양태가 있겠지, 그 유형들 중에서 내가 가장 당신에게 강하게 느끼는 것은 연대감이다. 당신은 내 많은 것을 닮았고, 나를 사랑해준다. 나를 지독히도 혐오하는 나를, 나와 닮은 사람이 사랑해준다. 손 잡아준다. 이것만큼 세상에 보람차고 기쁜 것이 또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군과 나는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말하 건데, 나는 나와 닮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당신과 내가 완전한 닮은꼴까지는 아니겠지만 우리의 심중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은 매우 닮아있을 것이라 나는 느낀다. 당신은 그래서 소중하다. 당신을 그래서 사랑한다. 당신은 Only One이다. 이보다 더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내 똑똑한 머리로 안다. 그러니까 이것을 운명이라 부르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당신은 내 운명의 여자다.


 슬프지만 위의 문단이 내 착각이었다고 치자. 하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과 평생 같이 함께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내가 유일히 욕망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장난 삼아 말했지만, 욕구는 모든 것의 동력이다. 그리고 내 Tunnel Vision은 당신에게만 향하고 내 몸은 당신에게만 반응한다. 그러니까, 당신이 내 살아가는 동력이다. 내가 당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래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다오. 그만큼 당신을 사랑한다. 내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당신을 욕망한다. 사실 내 생각에 우리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 같이 살며 매일 밤 아름다운 꿈을 같이 꿔야만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느낄 수 있다. 말했듯이, 욕구는 삶의 동력이다. 지원이는 내 동력이다. 나는 너를 위해 깨어있겠다. 가끔 내 옆에 누워있는 당신을 보면, 아찔하다. 그리고, 살아야지… 하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당신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그리고 당신은 더 나은 길을 제시해준다. 내 손을 잡고 이끈다. 더 행복하고 더 편안하고 더 건강한 삶으로 당신이 나를 인도해주고 있다. 내가 자주 말했지만, 나는 꿈이 없는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당신의 손에 이끌려 가다보면 그곳에 있는 것이 꿈이 아닐까 한다. 보물 상자가 있을 것만 같다. 당신과 오래오래 행복할 것 같다. 아니! 아니다. 너의 손에 이끌려 가는 것, 그것이 꿈이다. 영원히 이끌려 가는 것, 때로는 내가 이끌기도 하면서, 오래오래 이 길을 걷는 것. 그러니까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정이 나의 꿈이다. 나는 이 꿈에서 부정적인 요소를 최대한 지우고, 찬란한 오색빛만 남게 진흙탕을 구를 준비도 되어있다. 나는 내색 한번 안하겠다 약속한다. 언제나 잘차려 입는 나는 이미 옷을 갈아입은 후다. 언제나 멋진 연인으로 남겠다. 예쁜 것만 주겠다. 맛있는 것만 먹이겠다. 탱크 같은 차도 사줄 것이다.


 나는 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꿈을 안꾸고, 기억을 못하는 것 또한 문제다. 내 무의식은 지원이에게 이토록 지배당하고 밤새 끙끙 앓거나 환희에 몸서리 치는데 정작 일어나면 어스름한 감각만 남아있을 뿐이다. 나도 당신에게 내 꿈을 말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여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꿈을 꿔보려 한다. 그리고 내일 일어나서 말해주리라. 오늘, 당신에 대한 꿈을 꿨다고. 당신이, 내 꿈이라고. 앞으로 평생 꿈을 꾸는 듯이 당신과 살고 싶다고. 그게 내 꿈이라고.

작가의 이전글 인생은 영화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