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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Aug 11. 2022

어떤 글

 무슨 글을 살리고, 무슨 글들을 지워야 할까? 근 3년동안 나의 모든 글들은 너에게 향하는 글들이었는데, 덕분에 내 블로그는 좀 비극적인 라라랜드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이제 이걸 다 제쳐놓고 기분 좋은 글만 쓰자 하니, 저문 사랑의 글들이 아직 황혼빛을 비추고 있어, 매듭을 지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자니, 어떤 글을 지울 것인가? 또한,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써야할 것인가?


 첫째로 어떤 글도 지우기가 아깝다. 이런말하긴 뭣하지만 그녀에게 보내는 내 사랑의 편지들은 하나 같이 그럴 듯 하다. 두번째로 어떤 글도 쓸 수가 없다. 당신을 향하지 않은 글은 쓸 방법을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과거에는 무슨 글을 썼었을까? 나는 주로 담담하게 비관을 적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이 적기 아닌가. 담담하게 비관을 적자... 하지만 그렇다면 나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이 여는 파티에 가고 싶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남편이 있을 것이며 나는 씁쓸해 마티니만 들이키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 그러다 새로운 사람을 파티장소 밖 담배 피는 곳에서 만나고 싶다. 그리고 조금 우쭐하고 전여자친구를 스쳐지나가고 싶다. 그것이 지금 내 블로그의 상황 아닐까? 내 블로그는 과거의 행복, 현재의 불행 미래의 소망이 겹쳐진 카오스이자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아직도 손님을 받으려는 네온사인 켜진 LP바와 다름 없는 것 같다. 그래, 노래 하나는 끝내주게 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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