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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Jan 17. 2024

<책소개> 열 문장 쓰는 법(김정선 작가)

5언 9 품사

김정선 작가님의 열 문장의 의미는 열 개의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 편의 글을 이루는 여러 개의 문장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님이 열 문장 정도는 무리 없이 써 내려갈 수 있게 글 쓰는 노하우를 책 속에 담았다.





첫 시작부터 우리가 가장 고민인 것부터 해결하라고 했다. 글쓰기가 어려워 고민하는 분들에게 어찌 보면 안심되는 장이기도 하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글쓰기는 번역이다. 나만의 슬픔, 아픔, 기쁨, 분노, 생각,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해야 하니 어렵지 않을 수 없다.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 사이의 좁힐 수 있는 거리는 무엇일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해야 하는데 

그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온전히 표현을 못 하게 되는 게 문제였다. 


글쓰기의 목적은 무엇보다 소통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_레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글쓰기에 대해 미국의 에세이스트 레베카 솔닛이 정의를 내렸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라~~~



일기 쓰기가 떠올랐다. 일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자신 말고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가능하면 제대로 된 문장을 쓰려고 애쓰고 더 나은 단어를 골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가님은 한 문장부터 쓰는 방법을 안내한다.

나를 표현하는 단어를 단문장으로 만들었다가 끊지 않고 계속 이어 쓰는 방법까지 실제로 보여준다.


왜 한 문장을 길게 쓰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내용에는 차이가 없지만 전반적으로 조리가 없고 주어와 술어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바로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나만의 언어를 모두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연결해서 쓰다 보면 글 안에 접속사를 통해 문장 안에 시간이 흐르도록 만드는 요령을 익힐 수 있다.





글쓰기 강사가 아닌 작가님은 책을 출간 후에 강연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에 대해 답해주셨다.


글은 언제 
어떻게 써야 하나요?

글쓰기 강의들을 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즐거우나 괴로우나 정해진 시간에 쓰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나 역시 다른 글쓰기 책에서 많이 봤던 글이다.


김정선 작가님은 일부러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대신 자신이 어떨 때 글을 쓰고 싶어 지는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사람은 슬플 때 글을 쓰고 싶어 진다고, 어떤 사람은 분노를 느낄 대 글을 쓰고 싶어 진다고 하는 반면, 기분이 좋을 때 글을 쓰고 싶어 진다는 사람도 있다. 어떨 때 글을 쓰고 싶어 지나요?



글은 언제 써야 하는지 묻기보다, 나는 왜 지금 글을 쓰고 있으며 왜 특정 소재로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에서 말한 '나만의 언어'를 '모두의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부터 과연 그것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과 글은 이렇게 다르다. 일단 말은 들을 상대가 있는 것이고 자신만의 짜임새 있는 시간으로 비출 필요가 없다. 더구나 동어반복, 중언부언해도 흠이 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말을 반복함으로써 상대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말은 목소리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고 표정, 몸짓, 침묵까지도 상대의 공감이나 이해를 얻기도 한다. 


반면에 글은 말의 조건을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직 텍스트를 읽는 행위 하나만으로 독자를 정해진 시간 동안 묶어 두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공감도 얻고 이해도 얻어야 한다. 







<열 문장 쓰는 법>의 부록에 체언 위주의 문장과 용언 위주의 문장에 대해서 설명한다.

한국어 문장을 이루는 구성 성분은 5언 9 품사이다.


체언에는 대명사, 명사, 수사가 있고 용언에는 동사와 형용사가 있다. 체언 앞에서 체언을 꾸미는 관형사와 용언 앞에서 용언을 꾸미는 부사를 수식언이라고 한다. 체언 바로 뒤에 붙어서 마치 수행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조사는 관계언이라고 한다. 감탄사는 독립언이라고 한다.


체언은 보고서처럼 '보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용언은 연애편지처럼 '읽는 글'이라고 요약했다. 

체언과 용언의 비교가 너무 재미있었다.


"체언은 기업으로 치면 CEO나 임원급처럼 수행비서인 조사가 이끄는 대로 이런저런 회의나 행사에 얼굴을 내비 쳤다가 퇴근하면 된다. 반면 용언은 동사와 형용사는 9품사 중에서 기본형과 활용형이 있기 때문에 출근 복장(기본형)으로 출근해서 작업복(활용형)으로 갈아입어야 한다고 했다.







용언은 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글이다. 연애편지처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음의 형용이 필요하다.



◆ 글쓰기 할 때 가장 필요한 팁







우리는 글을 쓰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자주 쓰는 의존명사와 조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먼저 글을 쓰고 발행하기 전에'의', '것', '대한', '대해'만 체크해 보자. 여러 번 반복했다면 다른 표현으로 바꾸기만 해도 글이 훨씬 읽기 편하게 된다.





김정선 작가 소개

교정지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십 대 후반부터 27년간 남의 글을 손보는 일을 하며 지냈다. 일하는 틈틈이 부업으로 우리말 지식과 이야기를 버무린 문장 다듬기 안내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와 한국어 동사의 활용을 정리한 책 <동사의 맛>을 비롯해 소설의 첫 문장> 등을 집필했다. 지금은 외주 교정일을 그만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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