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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Nov 25. 2023

불편함과 상실감의 차이

팬데믹 이후



얼마 전까지만해도 마스크 의무 착용이었다. 엔데믹으로 공공기관부터 병원까지 완전히 해제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 병원 앞까지 갔다가 마스크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



처음 마스크를 쓸 때의 불편함에 대해서 강제 적응했던 코로나 19 시기가 떠올랐고 이제는 해방되어 자유인데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불안감, 두려움, 불편함, 상실감, 무기력 등등 온갖 나쁜 감정의 집합에서 해방되었죠.


이젠 불편함을 초월해서 편해진 게 더 많기에 그냥 쓰고 일상생활을 하는 분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불편하다는 의미에 대해서 한참 생각했.



​'불편하다'는 것을 느꼈던 것은 코로나 팬데믹일 때가 최고봉이었다. 마스크 없이는 외출도 못하고, 밀폐된 건물에 들어갈 수 없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쓰면 병균처럼 피해 갔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여러 기억의 파편들이 웃음 짓게도 눈물짓게도 하니까 말이다. 평상시에 하던 당연한 일들을 못하게 되면서 너무나 불편하다고 아우성 거렸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라 어느 나라보다 규칙과 규율을 열심히 지켰던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4인 이상 출입금지라 외식도 못했고, 학교도 학원도 코로나로 멈췄고, 가족 중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회사도 학교도 모두 지정해 준 날짜만큼은 집 밖은 얼씬도 못 나가고 은둔생활을 단체로 했던 일들이 이제는 역사가 되었다.





불편하다는 표현에는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가 들어있다. 바로 불편함과 상실감이다.

문제는 불편함과 상실감의 해결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하지 않으면 해결방법을 찾기가 힘들다.


불편함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느끼는 감정이다. 예를 들면 『불편한 편의점』에 나오는 독고씨가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자유자재로 드나들던 곳에 독고씨가 오고부터 눈치가 보여 더 먼 편의점을 가야 한다면 그것처럼 불편한 일이 없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도 불편한 사이가 되면 그냥 피하고 마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른 예로는 구두 속으로 작은 모래알이 들어가서 발바닥을 아프게 한다면 그것도 불편함이다. 하지만 상실감이란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고, 의미 있는 물건일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해결 방법이 생긴다. 불편함은 가급적으로 빠르게 처리해야 편해지고 병으로 번지지 않는다. 반대로 상실감은 있었던 것이 없어진 것이다. 상실감의 해결방법은 빼앗긴 공허함을 다시 채워야 하는 것인데 평소 자신이 좋아한 것을 찾아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생각보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일상을 기록하면서 찾아보면 된다. 내가 자주 가는 곳, 좋아하는 음식, 장소, 색깔, 노래 등을 기록하면서 알 수 있다. 반대로 싫어하는 것, 불편해하는 상황을 기록해 보자.

​상실감에 대한 빈자리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자꾸 채우려고 한다. 그 공허함으로 과식을 하기도 하고, 과음을 하기도 하고, 쇼핑 중독에 빠지게 된다.




이 상실감의 대표는 바로 환자들이다. 건강하던 사람들이 다쳐서 입원하면 평소에 하던 일을 못하면서 오는 불편함과 상실감으로 자존감이 떨어지는데 그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쇼핑을 한다.


대부분 필요도 없는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지금 너무 물건을 많이 하고 있다면 내가 지금 상실감을 느끼나? 하고 의문을 던져야 한다.


만약 헤어진 남자친구로 상실감을 얻었다면 문제가 남자 친구이기 때문에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충동적으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만나는 경우가 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을 성급하게 만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불안하고 염려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면 전혀 불안할 필요가 없다.


일단 불편함이 느껴지게 되면 그 감정이 불편함인지 상실감인지 구별부터 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워라밸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바로 불편함이라 생각한다. 참지 못하다. 그리고 참는 사람을 바보라고 여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면 노동과 휴식의 균형, 감성과 이성의 균형, 행동과 생각의 균형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불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는 것을 창피해하지도 말고 전면으로 맞서야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사람보다 나를 괴롭히는 불안과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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