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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Dec 17. 2023

현명한 선택이었다

벤츠 타이어 공기압 점검 메시지


지난 화요일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그날은  치과에 가는 날이었다. 신경치료의 마지막 날이라 마음이 날아갈 듯 홀가분한 날이었다. 아시다시피 치과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꺼리게 되는 공포의 장소다. 이가 아프기 전에는 약간의 증상이 있는데 그때 곧장 방문하면 좋으련만 꼭 일이 커진 후에야  치과를 찾게 된다. 나만 그렇게 미루는 걸까.


벌써 15년 전에 씌운 크라운에 문제가 생겨 다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달이 넘게 주말을 이용해 치과에 다녔고 이제 끝나는 날이다. 야호!! 오늘 치아색으로 크라운을 씌우면 다시는 오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게 절차가 있듯이 치과 진료는 꽤 까다롭게 느껴졌다. 급하다고 한 번에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치아는 오복 중의 하나로 아프고 난 후에 더 소중하게 아껴 써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치과 진료예약은 10시였다. 집안청소를 마치고 빨래를 돌리고 일찍이 집을 나섰다.

여유 있게 집을 나섰는데 10분쯤 달렸을까 운전석 계기판에 타이어 공기압 점검 메시지가 떴다.


내 차는 아직 1년도 채 안된 벤츠 e클래스인데 뭔가 살짝 속상했다. '어디 공사장에도 간 적이 없는데 타이어가 펑크가 났나 하고 의심했다.'


차량 타이어의 공기압이 다르다며 점검하라는 신호였다. 운전석의 뒤 타이어가 꽤 낮은 수치였다.

펑크가 난 건지 머릿속이 갑자기 복잡해졌다. 주말에도 타이어 공기압 점검 문자를 받고 카센터에서 공기압 체크를 해서 별일이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걸 보니 사달이 난 게 틀림없다. 이런 상황에 30분 넘게 운전해서 치과에 가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상황이었다.  


일단 인근 타이어 가게에서 공기압을 넣었다.

다행히 무료로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치과를 가려고 했는데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


현재는 공기압을 채웠지만 치과까지 가는데  30분 소요되고 1시간 넘게 진료를 받으며 분명 바람이 빠질 것이다.(펑크가 났다고 가정할 경우)

당장 치과에 전화를 걸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나의 사정을 얘기하고 미뤄야만 했다.

치과에서는 당일 예약변경은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둘 다 미룰 수 없는 상황으로 일단 우선순위를 생각했다.  




유턴자리에서 한성 서비스 센터를 향해 차를 돌렸다. 서비스 센터에서 펑크처리하는 것은 간단할 테니까 말이다. 마침내 도착해서 서비스 접수를 하는데 안내요원이 타이어를 체크하더니 피스 못이 박힌 거 같다고 말했다. 접수를 하고 4층에 가서 대기했다. 30분쯤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올라갔는데 역시 사람은 가득했다. 기다릴 자리를 잡은 후 라떼를 한잔 마시고 쉬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아니 벌써???


내려가서 설명을 들으니 차는 펑크도 아니고 아무 이상없이 공기압만 보충했다고 이제는 괜찮다는 말이었다. 카센터에서도 펑크라고 예상했고, 접수안내요원도 그렇게 피스 못을 보았다는데 뭔가 이상했다.

어찌됐든 차를 받은 후에 부리나케 치과로 향했다. 비록 예약 시간보다는 늦었지만 다음 예약자리가 없어서 무작정 대기하려고 했는데 30분을 기다려 크라운을 씌우고 집으로 조심조심 돌아왔다.

사실 다시 공기압 체크 메시지가 뜰까 걱정됐다.


짧은 몇 시간의 일이었지만 빠른 대처로 타이어 체크도 하고 치과진료까지 무사히 마친 날이었다.

타이어는 우리의 목숨과도 같다. 다른 건 몰라도 타이어는 잘 관리해야 한다는 말을 공감했다.

특히 어제처럼 눈이 내린 날에는 운전을 하지 않던가 아니면 윈터 타이어로 교체를 하고 난 후에 운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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