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체력의 회사생활 해내기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다 보니 생각이 좀 정리된 부분이 있다.
헬스를 열심히 한지 2년여 즈음 지나자 여기저기 아픈 곳도 생겨났다.
꽤나 유연했던 몸이 뻣뻣하게 굳어져갔다.
근육을 조이는 운동을 하는 만큼 스트레칭을 시간 내서 해야 했는데, 근력운동 전에 시간을 투자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여간 귀찮아하기 쉽지 않았다.
180도는 아니더라도 150도 정도는 찢어졌던 두 다리는 뒷근육이 수축되어 앞으로 펴고 앉기조차 힘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근육운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에 유산소는 더 하기 싫어졌다.
걷기를 그렇게 좋아하던 내가 러닝머신은커녕 집 주변 산책을 하는 시간조차 줄어들었다.
이것이 사람이지 않을까?
하나를 노력해서 하면 나머지에는 소홀해지고야 마는 마음.
그렇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운동 루틴 자체를 근력운동과 함께 유산소나 스트레칭이 되는 다른 운동을 조합해 세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근육을 수축시켰으니 이완시키는 운동, 혹은 근육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대칭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교정 운동, 그리고 체지방을 태울 수 있는 유산소 운동 등.
나의 경우에는 '헬스+필라테스' / '헬스+요가' / '헬스 + 테니스'와 같은 조합을 시도해 보았다.
헬스를 하다 보니 목이 아파져 (사무직들의 고질적인 비대칭과 거북목에서 비롯된 잘못된 자세로 근력 운동을 하다 보니 목 통증이 심해졌다.)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워낙 좋아하던 요가는 나의 뻣뻣해져 가는 몸 근육을 이완시키기에 적합하여 조합해보기도 했고, 유산소를 기피하는 나를 단련시키기 위함과 동시에 혼자 하는 운동 외에도 함께 하는 파트너 운동을 배워보고 싶어 테니스를 시작했다.
결론은, 한 가지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보완작용을 해주는 운동을 함께 조합하여 스케쥴링하는 것이, 내가 굳이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나의 몸을 좀 더 부드럽고 균형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헬스로 굳어진 몸을 보완해 주는 운동을 섞어해 보도록 하자.
나는 1:1 헬스 PT를 2년 반 정도 받아왔다.
영원히 PT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운동이 아닌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 부담이 많이 되다 보니 PT를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PT를 받았다고 해도 막상 혼자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면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 자세가 맞는지, 내 운동 루틴은 어떠했는지 머릿속은 오리무중이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PT로 운동을 배울 때 기록을 해가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일 어떤 운동을 몇 세트, 몇 회를 했는지, 그리고 그 자세의 포인트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말이다.
또한 운동 후 내가 오늘 어떤 운동을 했는지 복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PT를 받은 후 내가 전 날 배운 운동을 혼자서 해보며 복습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다.
애플워치, 이거 원... 여간 성가신 느낌이 아니라 잘 안 차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운동할 때는 꼭 차려고 하는 편이다. 심박수를 체크하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심박수를 올리는 것은 공황장애나 미주신경 실신이 잘 오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안 좋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높은 심박수 중에도 내가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반복학습하다 보면 신체 증상이 나타날 때도 덜 당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심리적으로 괜스레 지치는 날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아 나 오늘 너무 힘든 것 같아'라고 쉽게 포기하기 쉬운데, 막상 나의 심박수를 체크하면 '90~100' 언저리인 경우가 많다. (조금 움직일 때 나타나는 심박수 수준)
그렇게 심리적으로 포기하기 쉬운 상황에도,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내 신체에 적합한 운동 강도로 다시 맞춰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