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기다린 소설집, 글을 읽는 즐거움
연수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게 도대체 뭔가.p54
우리는 기록하는 여자가 될 거야. 우리가 겪은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거야. 나는 그렇게 되리라고 믿어.p56
나는 그 사람들에게 사랑받았고 그 사람들을 사랑했다. 그건 아주 익숙한 일이었다. 그래서 더이상 그럴 수 없었을 때 더 괴로웠는지도 모른다. 가족들을 사랑하는 건 이미 주어진 일 같은 거였는데 그 사랑을 이어가는 일, 계속해서 사랑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무조건적인 사랑 같은 건 없으니까.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이 되고 매일 사랑하는 일을 한다.p150
시간이....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연히 시간은 내 마음 같은 건 아랑곳 않고 자기 할일을 했고 우리도 그저 우리 할일을 할 따름이었다.
뭐든 남들보다 천천히 한다고 생각하면 돼 .아무 문제 없어요. 밥 잘 먹으면 그걸로 된 거야. 걱정할 거 없어.p169
당신 역시 아이에게 모범적으로 플레이하면 상위 랭크로 올라갈 수 있다는 룰을 가르치려고 애써왔지만 이제 게임 자체가 당신에게 공허한 것으로 변했다. 그 게임속에 여성이자 엄마로서의 당신의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이 역설적인 구조 속에서 당신은 피해자인 동시에 공모자다. 당신의 치밀한 교육도, 실력있는 여성과의 연대도 그 룰 자체를 향해 있지 않기에 핵심을 끝끝내 비켜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