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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밍블 Apr 11. 2021

생명의 시간, 그리고 특별수당


가끔은 일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 꽃처럼 활짝 핀 어느 순간의 아름다움을, 육체적 일이든 정신적 일이든 일을 하느라 희생할 수는 없는 때들이 있었다.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 이런 계절에는 나는 밤사이의 옥수수처럼 무럭무럭 자랐다. 정말이지 이런 시간들은 손으로 하는 그 어떤 일보다 훨씬 소중한 것이었다. 그런 시간들은 내 인생에서 공제되는 시간들이 아니고 오히려 나에게 할당된 생명의 시간을 초과해서 주어진 특별수당과도 같은 것이었다. (월든)




희생할 수 없는 때들은 천지이다.

어느시간도 희생할 수 있는 때란 없다.

각자의 누릴것이 많기 때문에,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계절의 정수를 사랑한다.

봄의 화려함, 여름의 뜨거움, 장마의 꿉꿉함,

가을의 스산함, 운치, 겨울의 칼바람등.

그 계절의 정수를 느끼지 못할만큼

바쁜 삶을 살게 되면

무엇하러 바쁘게 사는지 회의감까지든다.



나는 늘 내 인생에 여백을 바랐고

그런 계절에 무럭무럭 자란다.

지난 휴직이 그랬던게 아닐까.

특별히 한 게 없고 집에만 있었던 것 같은데

어쩐지 나는 쑥 컸다.

나스스로를 컸다고 여기기엔

낯부끄럽지만 그렇다.



소로우같은 처지는 아녀서

나에게 주어지는 단 한시간이라도

나는 모두 소중하다.

음. 비록 돈버는일에

내 거의 모든 시간을 쏟고 있지만

그 쓰임과 효용면에서는

단연 여유있는 나만의 한 시간이

생명의 시간이다.



한편으론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내게 주어지는 특별수당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돈주고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사지 않으니

공짜로 받는 수업이랄까?



오늘도 열심히 수업받고

쑥쑥 자라자.




2021.03.04. 출근전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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