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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20. 2019

쉬운 길이 어디 있겠어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요즘 숨 쉴 때마다 괜히 기분이 나쁘고 불편해서 이것저것 찾다 보니 벌써 새벽 2시다.

지난번 진료 때 담당의가 그랬다.
영양제 효과 없으니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표적항암제가 심장기능을 약화시킨다 하니 영양제 좀 추천해 달라고 했다 들은 대답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영양제는 마음의 위안을 위해 쳐다만 보고 지냈다. 영양제라는 것도 약이라 간에 무리가 갈 텐데, 가뜩이나 독한 화학요법을 버티느라 고생인 간에게 짐을 지우기 싫었다.
얼마 전까지의 얘기다.
숨 쉬는 게 불쾌하고 종일 눈까지 떨리니 간이 콩알만 해졌나 보다.
또 잠 못 자고 검색질을 했다.

심장기능 눈 떨림으로 시작해 허셉틴 영양제로 마무리.

찾다 보니 코큐텐이라는 걸 사람들이 챙겨 복용하나 보다. 심부전을 예방한다고.
오! 이거야!
더 찾아 읽다 보니, 항암 중에 영양제를 먹어서 부작용이 덜 했다면 그건 항암제의 역할도 그만큼 반감했을 거라 봐야 한다는 어느 의사의 주장도 있었지만 이미 그런 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너무 불안해서 뭐라도 해야겠거든.

아, 몰라.
그래도 항암 멈추는 것 보다야 낫겠지 싶어 쿠팡 직구를 뒤지고 뒤졌다.
하지만 적당한 제품을 찾아 성분과 유의사항을 읽다가 창을 닫아버렸다.
화학요법 중인 경우 상충 작용이 있을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나 뭐라나.

에효. 그러면 그렇지.
쉬운 길이 어디 있겠어.
뜬눈으로 검색하며 보낸 그 황금 같은 시간이 영양제 백 알보다 내게 더 유익했을 것인데, 불안에 시달리다가 오늘도 그걸 놓쳐버렸다.


부작용아.
제발 우리 아이 어린이집 방학 기간은 피해서 찾아오련.
내가 좀 빡세고 짠한 인생이거든.
안 와주면 더욱 고맙고.


에라 모르겠다.
내일은 감자 넣고 카레나 만들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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