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엄마 안아줘
엄마가 먹여줘
엄마랑 씻을래
엄마랑 잘 거야
엄마 놀자 놀자 놀자아
아이에게 주사 찔린 팔다리를 보이는 게 아니었다.
아니, 아이와 함께 병원에 오는 게 아니었다.
엄마가 아파서 그 큰 병원에 갔다 왔다는 게 아이에게 충격이었는지 이틀 내내 엄마만 찾는다.
제발 부탁인데 아빠랑 하지 않을래?
아빠 보고 안아달라고 하고
아빠랑 밥 먹고
아빠랑 씻고
아빠 품에서 자고
아빠랑 좀 놀아
엄마가 아파서 그래
엄마가 아프니까 아빠랑 같이 있으라는 내 부탁에 아이가 울며 매달렸다.
“싫어. 엄마가 아프니까 엄마랑 있을 거야. 엄마 안아줘.”
엄마가 아프니까- 까지는 같은 문장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의미가 다를 수 있을까.
“엄마가 아파서 사라질까 봐 불안해?”
이런 걸 물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묻고야 말았다.
끄덕끄덕 아이의 눈물이 고갯짓을 따라 흩날렸다.
엄마 안 사라져.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근데 지금은 엄마가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좀 쉬고 싶어. 그러니까 아빠랑 놀자. 응?
내 설득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가 말했다.
“싫어. 엄마 아프니까 엄마랑 있을 거야. 엄마 안아줘 빨리.”
엄마는, 아파서, 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