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코로나 19로 병원의 방역망은 한층 더 두터워졌다.
열이 있느냐.
어디 여기저기 다녀온 적 있느냐 물어보는 곳도 갑자기 늘었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병원 진입을 못하게 하겠다는 전체 문자의 영향인지 모두가 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이 난리통에도 종양내과는 여전히 북새통이다.
표적 항암이 끝나고 또다시 심장검사를 했다.
지난번 심장기능 수치가 좋지 못해 표준치료를 마치고 다시 측정을 해 보는 것이었다.
역시나 혈관은 다 숨어서 얇은 나비 바늘로 촬영을 위한 방사능 주사를 맞았다. 어차피 알고 있는 검사였음에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주사 맛이 유독 비렸다.
그날, 아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있으며 유튜브로 헤이 지니 영상을 원 없이 보고도 모자라 말 따라 하는 장난감까지 얻어냈더랬다.
오늘, 우리 집 어린이는 어린이집 이모들을 따라 외출을 나섰다. 평소였다면 오늘도 엄마를 따라 병원에 왔을 테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결국 주변의 도움으로 이 고비를 넘긴다.
오늘은 심장기능 검사의 결과를 듣는 날이다.
우리 집 어린이는 오랜만에 만난 언니 오빠들과 뛰어놀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다 하고, 종양내과는 여전히 진료가 빼곡하고, 나는 여전히 마음만 급하다.
제발 진료지연만 없어달라고.
제발 심장에 별 문제없어달라고.
언제나처럼 진료는 지연됐고,
내 심장은 아주 조금 더 안 좋아졌다고 했다.
아직은 정상범위라서 다행이다.
그래서... 또다시 심장기능 검사 예약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