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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Mar 14. 2019

우리 만남은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아이와 아이 아빠를 시가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노사연의 만남이 나왔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우리 만남은...

생각에 잠겨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데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이 운다고.

이 인간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나 싶어 순간 욱 했지만, 난 또 엄마가 되어 엉엉 우는 아이에게 하룻밤 아빠와 친가에서 잘 놀고 오라고 다독였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없이 뚝 끊긴 전화.

우리 만남은 우연인지 악연인지 저주인지 축복인지.
그건 모르겠고.
유전에 이상이 없는 내가 왜 암에 걸렸는지.
왜 레이저 수술이 아니라 외과수술로 도려내야 하는지.

대체 시어머니는 어디서 레이저 수술 얘기를 들으셔서 자꾸 레이저 수술을 찾으시는 건지.
병의 특징이 어떠한지... 등은 알아서 잘 설명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하겠지.
그걸 가장 힘든 내가 웃으며 혹은 울며 내 입으로 설명한다는 게 좀 그렇잖아?

오늘도 시동생은 며느리 도리를 찾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만남은.


2018년 9월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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