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아이와 아이 아빠를 시가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노사연의 만남이 나왔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우리 만남은...
생각에 잠겨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데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이 운다고.
이 인간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나 싶어 순간 욱 했지만, 난 또 엄마가 되어 엉엉 우는 아이에게 하룻밤 아빠와 친가에서 잘 놀고 오라고 다독였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없이 뚝 끊긴 전화.
우리 만남은 우연인지 악연인지 저주인지 축복인지.
그건 모르겠고.
유전에 이상이 없는 내가 왜 암에 걸렸는지.
왜 레이저 수술이 아니라 외과수술로 도려내야 하는지.
대체 시어머니는 어디서 레이저 수술 얘기를 들으셔서 자꾸 레이저 수술을 찾으시는 건지.
병의 특징이 어떠한지... 등은 알아서 잘 설명하라고 시키지 않아도 하겠지.
그걸 가장 힘든 내가 웃으며 혹은 울며 내 입으로 설명한다는 게 좀 그렇잖아?
오늘도 시동생은 며느리 도리를 찾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만남은.
2018년 9월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