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지 Mar 28. 2019

Her-2와 허셉틴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원래는 이틀 전에 항암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마침 담당교수가 학회 중이라 의사가 바뀌기도 했고, 종양의 크기가 작아 허셉틴 비급여 논란 때문에 잠시 일정 대기.
비급여인 줄 알고 파클리탁셀 +허셉틴 조합으로 갈 뻔했으나, 급여가 된다 하여 빨간약으로 결정됐다.
사실 파클리탁셀이 빨간약보다 약한 항암제라고 해서 내심 기대를 하긴 했다.
AC의 부작용을 12주 내내 할부로 겪는다고 보면 된다는 설명과 부작용이 매주 바뀌고 예측 불가능이라는 환우들의 후기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독하더라도 좀 더 아는 놈이 낫지 싶었는데, 마음이 통했나.

사실 이 약이냐 저 약이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근본 원인은 허셉틴에 있다.
HER-2 과발현인 유방암 환자는 허셉틴이라고 하는 표적치료제가 절실하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가 1cm 미만인 경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비급여로 단독 투여도 안된다 하여, 조합 가능한 위와 같은 항암제로 전부 비급여로 투약했을 때 연 1300만 원 이상 든다고 한다.
물론 개인 보험이 있는 경우, 그 진단금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금액이겠지만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다. 유방암은 재발이 잘 되거든.
5년 완치가 의미 없는 병이 유방암이다. 당장은 약이 잘 들어 치료가 잘 되었다지만 재발된 유방암에 혹여 산정특례를 받지 못하면 그땐 의료비 폭탄을 감당하며 치료를 받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테니 당장 받은 보험금은 훗날을 위해 꽁꽁 묶어 둬야 하는 또 하나의 보험인 셈이다.
감사하게도 내 경우에는 미세 전이가 있었고 HER-2의 수치가 높아서였는지 보험 적용이 된다 했다. 역시 정확한 건 해당 기관에 문의해야 나오는가 보다.
마무리는, 심평원에 문의해주며 챙겨준 간호사님들 완전 고 맙!


매거진의 이전글 아니야 언니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