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저녁에라도 여는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받아 드세요. 힘들게 어떻게 버티셨어요.”
구토가 지나고 네버엔딩 기침이 찾아왔다.
마스크 잘 쓰고 코 세척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었다. 목이 아파서 말을 할 수 없고, 밤새고도 하루 종일 기침을 해서 가슴뼈가 아파 폐렴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열이 나지 않으니 응급실로 가기도 그렇고..
동네에서 제법 잘 본다는 내과를 찾아갔다.
X-ray를 찍어보니 폐에는 이상이 없고 코가 문제란다. 축농증이니 항생제를 써야 한다고.
항생제...
항암 중에는 항생제를 처방받으면 안 되는 줄 알았다.
항암 전 교육에서 그렇게 들은 것 같았고, 1차 항암 때 기침으로 고생할 때 갔던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안 주려고 했기에 더욱 그렇게 여겼던 듯하다. 그 이비인후과가 항생제 잘 쓰기로 유명한 곳이거든.
블로그 이웃에게서 항암 중 아플 때엔 무조건 항생제를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병원에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냈다.
그 언니의 말이 맞았다.
대체 누가 항생제 쓰지 말라고 했느냐며,
그동안 힘들게 어떻게 견뎠느냐며,
당장 로컬 병원을 찾아가 처방받아 회복해 오라며, 늦은 저녁 걸려온 상담 간호사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항생제 안 쓰기로 유명한, 아이 단골 이비인후과에 갔다.
내과에서 빌려온 X-ray를 보여주며 항암 받는 병원에서 항생제 먹으라고 했다는 말도 전했다.
이비인후과 장비로 들여다보니 축농증은 아니라고. 감기 증상에 따라 일시적으로 그리 보일 수 도 있다고. 그나저나 목이 많이 아팠겠다고.
“네.. 정말 아팠어요..”
항생제 안 쓰는 병원에서 받아온 항생제가 제법 듣는지 종일 목이 편안했다.
항암을 하면서 바보가 된 것 같다.
머리가 안 돌아가니 몸이 고생이다.
*항암 중 유의사항
열날 땐 해열제 먹지 말고 응급실로.
가능한 본원 응급실로.
감기 등등으로 아프면 무조건 항생제.
애매하게 약국 약 사 먹는 것보다 처방받아먹고 그 약을 본원에 알려주는 편이 더 나음.
첫 항암 교육 때 상담 간호사와 영양사 연락처를 알려주는데(병원 번호임. 주중 낮에만 연결 가능함) 그 연락처를 잘 보이는 곳 어디에라도 남겨놓으면, 잘 모르겠고 불안할 때 문의하기 좋음.
병원 업무시간에는 그들도 바빠서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지만 저녁 늦게라도 연락 옴.
메시지 남길 때 꼭 이름과 연락처도 같이 남겨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