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항암 3차 이틀째 아침.
딸아이 등원을 시키러 나왔는데, 우리 차 앞에 있는 건 집채만 한 에쿠스 한대.
제 아무리 중립에 기어를 두었다 해도 항암 환자에게는 이걸 밀 힘이 없다.
차에서 혼자 우는 아이를 두고 이리저리 밀어보다가 결국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가 너무 커서 밀리지 않는다고.
집에 계신 분에게 연락을 하겠다고 하고도 한참을 기다렸다.
문자 한 통을 더 보냈다.
업무 중이실 것 같아... 제가 항암 중이고... 댁의 차가 너무 커서... 아이 등원이 늦어지고 있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경비 사무소에 연락하던 차에 자주가 나왔다.
그 아기 엄마에게는 가볍게 밀리는 차였네..
차를 돌려 어린이집으로 가는 길.
딸이 말했다.
“엄마 고생했어요.”
“아니야. 차에서 오래 기다리느라 우리 아기가 고생했어.”
“별 일 아닌데요 뭐.”... 응?
너 그런 어른 말은 어디서 배웠니?
아이가 순간 훌쩍 자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