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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n 30. 2019

핀트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올해는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제사랑 차례 모두 안 하신대.”

내일 저녁에는 돌아가신 시아버지 제사가 있고, 그다음 날은 명절 당일이다.
신랑에게 내일 언제 갈 거냐 물으니, 이번엔 못 간다고 연락을 드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긴 상황이 그렇긴 하지...’ 혼자 생각하는 사이, 그가 이어 말했다.
올해는 제사를 안 하시겠다고 하셨다고.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을 땐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나는 아픈 며느리는 남의 딸이라 그렇다 쳐도 그 사이에서 붕 뜬 불쌍한 손녀딸을 외면하신 시어머니가 야속했는데, 그분은 그분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계셨나 보다.

참... 핀트가 안 맞을 뿐이다.


제사라는 걸 전혀 몰라서 찾아보니 아픈 사람이 있을 땐 귀신이 따라와 그 사람을 데려갈까 봐 제사를 지내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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