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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끼리 Aug 29. 2016

이건 엄마 커피.


요즘은 라떼를 즐겨 마신다 .

뜨거운 커피를 먹던 습관은 아이를 낳은 뒤  바뀌었다. 당연히 아이가 잘못 건드려 화상을 입을까봐 걱정되어서가 첫 번째고 , 뜨거운 커피를  식혀가며 홀짝 거릴 여유없이 그냥 목구멍에 들이붓듯 마셔야 하는게 두 번째 이유이다.

만 두살이 되니 , 조금 크긴 컸는지, 나의 커피잔을 건드리려 하다가도 내가"이건 엄마 커피. 콩이는 못먹어."라고 하면 탐내지 아니하니 기특하다.

우유와 커피의 그라데이션을 보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주어지면 습관처럼 브런치를 뒤적인다.


선택적함구증을 주제로 글을 끄적여본지 어언 석달이 되어간다. 나에게 글을 계속 쓸 의욕이 남아 있는지 ... 생각이 많은 요즘.


터널놀이 후에 조금 좋아진 아이의 태도에 관한 글을 쓴 뒤로는 아이에게 별 진척이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며칠 뒤에 다시 원상복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또 좋아지기도 하였다. 아이는 내가 선택적함구증을 겪었던 때와 비슷하게 굴기도 하였고 , 아닐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낯선 또래들 앞에서는 입을 쉬이  열지는 못한다. 잠 못자고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이의 태도에 나도 무뎌져간다. 이런 날도 있고 , 저런 날도 있고, 하루 하루 흘러가고 있다.


지금은 내 아이가 선택적함구증이냐,아니냐 보다는 어떻게 그 방향으로 가지 않게 만들어줄까 대책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대안 중 하나로  숲유치원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고백컨데, 예전에는 그런 곳에 큰 돈을 들이면 유난스러운 엄마라고  속으로 혀를 찼다. 그렇게까지 키울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막상 내 아이가 꽤 예민하고 걱정끼치는 부분들이 생기니 어떻게 하면 불안감을 낮춰줄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던 "유난" 이라는 틀 안에 이미 나는 들어와 있는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 평범하게만 자라다오.


커피와 우유가 만나는 지점이 분명히 있듯이 , 우리 콩이도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레 섞이게 되는 시점이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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