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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끼리 Oct 13. 2016

욱하는 엄마

심리상담소를 옮겼다.

마음과 덩달아 몸이 매우 힘들던 시기는 겨우 지났다 생각되었지만, 마음의 감기는 <끝>이라는 것은 없었고 그저 연속선 상에 더하냐 덜하냐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왕 마음 먹은김에 나를 위로해주자 싶어, 상담을 관두는 대신 새로운 곳을 찾았다.


요즘의 나는 '전혀 우울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전혀 짜증 안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애한테 전혀 욱하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겠어?' 등등의 물음표들로 나의 상태를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었는데, 상담을 진행할 수록 나의 자기합리화가 공격받는다. 그것은 나의 상처를 어루만지기도 하고, 들쑤셔놓기도 한다.


조금 숨통을 트고싶어, 이번 주말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남편과 단둘이 1박2일 근교여행을 계획하였는데, "어찌 나를 두고 가려하십니까" 발악하듯 고열이 펄펄 끓는다. 이틀 내내 떼쟁이 불덩이를 안고 업고 씨름하다가 일하러 나오니, 측은함에 마음이 축 가라앉는 동시에, 해방감에 마음이 가벼워지는 미묘한 감정이다.


요즘 틈틈이 읽는 책이 있다.오은영의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읽는 내내 끄덕이고 배우는 것도 많은데 책을 덮을 때 늘 드는 생각이 있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에게 전혀 욱하지 않는 엄마가 있을까? 성인군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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