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나는 쌍둥이이고, 선택적함구증이라는 똑같은 마음의 병을 겪었지만, 조금 다른점도 있긴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말을 안하는 나에게 호기심으로 내 손등을 꼬집는 아이들이 더러 있었다. 나는 '무표정하게' 그저 참아냈지만, 언니는 '무표정하게' 그 아이 손등을 같이 꼬집었더랬다. (그 사실을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되었는데, 가히 놀라웠다. 함께 꼬집었다니...!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중학생이 되면서 우리는 둘 다 정상적으로 밝게 학교를 다녔다. 사춘기가 되면서 나는 언니와 나의 차이점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언니는 나보다 훨씬 눈물이 많고 감성적이었지만,이상적이었고,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나의 사춘기 시절 가장 큰 고민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었다.그 고민을 20년도 넘게 하고 있는 듯...
써놓고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내가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우리를 둘 다 아는 가까운 친구들은 어쩌면 언니보다 나를 더 활발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사실 지금의 나는 쉽게 좌절감이나 우울감에 빠지고는 하지만, 주변인들은 내가 그러리라고는 생각을 전혀 못한다. 내가 만든 가면이 고퀄리티인가보다.
어쨌든,
우리 한가지 꿈을 세웠다. 아마 나 혼자였으면 '해볼까?안되겠지...그래도 해볼까?'
생각만 계속 하고, 세월아~네월아~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언니는 적극적으로 '해보자!'하고 실행에 옮긴다. 우리, 쿵짝이 잘 맞는 동업자가 되어봅시다.
p.s 콩이가 아이들 앞에서 한두마디씩 짧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원에서 표정도 점점 밝아지고 있다. 그 소식을 들은 언니는 나만큼 기뻐했다.
(혹시 콩이 소식이 궁금해서 조용하게 구독 눌러주신 독자분들께도 기쁜 소식 전하고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