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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Oct 31. 2023

존재하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시월의 마지막 날

159개의 별이 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2023.10.29

잠이 든 아이의 발을 만지다 내일 아침엔 이 따스함을 못 느끼게 되면 어쩌나 겁이 덜컥 난다. 어릴 적 옆방에서 자는 엄마 아빠가 갑자기 안 일어나면 어쩌나 별스런 걱정하던 때 같다. 세상에 사라져선 안 되는 소중한 존재에게 드는 마음 같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159개의 별들에게 추모하고 온 날이라 더욱 그런가 보다.

가을날이 좋아 더 슬픈 날입니다. 더 살지 못한 안타까움을 담아 더 살 수 있는 세상 만드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안식을 빕니다.



10.30

 "하느님이시여 조율   해주세요." 노래를 기원처럼 올리던 한영애 가수의 노래가 아직 맴돈다. 월요일 아침 추모제에서 진행한 서명운동을 기사로 쓰고 영상을 만들었다. 어젠 추모제가 있었던 서울광장에서  다른 죽음이 있어선  된다고,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추모제에  시민분에 서명을 부탁했다. 다들 기꺼이 동참해 주셨다.

생명안전행동은 추모제에 참석하러 온 시민으로부터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법안 반대 서명을 받았다.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게를 외쳐야 하는 세상이다.

산에 올랐다. 단풍이 한창이. 공원 어디든 둘러봐도 좋은  풍경. 찬란해서 슬프다.

안양예술공원, 아이 친구 엄마랑 등산 후 산책

10.31

내일 아이를 좀 일찍 하원할 예정이다. 킥보드 타고 산책 가자 했다.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노래를 신나게 불러댄다. 노래만큼 쾌활한 단풍놀이가 될 것이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기억하며 추모하며 보낼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소중 여기면서.

유치원에서 낸 등산 미션을 수행하고 받아온 선물, 친구들과 그린 곤충을 커다란 손수건에 담아왔다. 작고 소중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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