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일하길
용산구노동인권센터에서 나눠준 파일엔 1-10까지 청소년 노동 시간, 유해업종 금지, 연장 수당 등이 쉽게 적혀있다. 슬슬 안부 묻듯 물어보다 살살 나눠주고 아는 것에 맞장구쳐주거나 수정해 주기 좋다. 뉴스에 나온 얘기도 섞는다.
봄에 보고 두 번째라 낯설지 않은 학생들과 교실 막 중간고사 끝난 뒤의 피곤함과 나른함이 있어 수업을 무리하게 하고 싶진 않다. 나도 그랬으니까. 얼른 집에 가고 쉬고 싶었으니까.
그래도 순번 돌아가듯 몇 명이 돌아가며 호응하고 들어주는 덕에 학생들이 모르는 수업 마칠 때가 다됐다. 선생님이 사전에 학생들은 기존 점심시간 보다 늦어 살짝 짜증이 있을 거고 시험 마친 터라 피곤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수업을 일찍 12시쯤 마치되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쉬는 시간을 뛰어넘고 나만의 마칠 시간이 다가올 즈음 한 학생이 핸드폰을 내밀고 물어왔다. “알바몬에서요... 어떻게 하면 아르바이트를 잘 구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이력서를 보내도 연락이 없어요. ”
내내 근로기준법과 안전하고 다치지 않게 일하는 걸 강조했는데, 이 학생은 우선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했다. 일주일에 세 번, 학교가 끝난 저녁부터 밤 12시 넘어까지. 취업을 해야 월급, 연차, 산재를
고민하는데... 내 영역은 아니지만, 학생의 고민은 우선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거였다.
“어디에서 일하고 싶으니 아니다 일할 조건이 맞는 곳은 있었니. 이왕이면 가본 곳, 이름을 들어본 곳, 직원들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곳이 괜찮을 것 같네.
(타코집을 자주 갔다고?)할만해 보였어? 온라인
지원서가 아니라 직접 사장님께 말씀드려 봐 “
“온라인지원서를 한 번 봐도 될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아르바이트 경험은 없지만 내가 학교와 생활에서 지내는 게 일과 연결되게... 예를 들어 지각도 안 하고, 주변 정리를 깨끗이 하고, 조용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등“
(존댓말로 했다) 꽤 잘 설명한 듯하다. 손톱까지 단정한 학생의 용모는 요식업 사장님이 보시면 만족할 듯한데, 아직 대면이 두려울 수 있다. 나도 그럴 것 같은데.
노동현장에 첫 발을 딛는 학생들을 응원한다.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