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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pr 25. 2024

한판 인터뷰 – 아이 낳아 키워보니

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원고 1

* 준비한 원고대로 말하진 못했습니다. 함께한 출연진들이 워낙 내공이 있어 듣고, 그 때 연관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두서없이 말한 것 같아 준비했던 인터뷰 글을 올립니다. 


CBS 표준 FM 박재홍의 한판승부

2024.4.24. 18:00-19:30 

한판 인터뷰 – 아이 낳아 키워보니


출연진 

- 권영은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

- 권호현 변호사(직장갑질 119 출산육아갑질특위 위원장)

- 정아은 작가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저자)

- 이고은 작가(요즘 엄마들 저자)


한판 승부 저출생 특집 <아이 낳아 키워보니>1부 문을 열었습니다. 

1부에서는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부모들이 가정, 직장, 사회적 차원에서 겪는 어려움을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실제 육아를 하는 부모님들을 모셨습니다. 


1.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자녀 수, 연령, 출산 이후 퇴직, 복직 등 경험


저는 2017년 생이고 현재 초등학교 1학년 아이 한 명을 키우고 있습니다. 40대 중반이고, 30대 후반에 출산하여 출산휴가 3개월, 1년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하면서 남편이 이어 1년 육아휴직을 했었습니다. 


2. 지금은 다들 육아를 하고  계시는데요. 아이를 갖기 전에 자녀를 가질지 말지를 두고 고민을 해보신 분 계신가요? 

자녀를 갖는 건 고민하지 않았는데, 언제 가질지 고민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이 시민단체 활동인데 당시 농성에 들어갔기에 임신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었거든요. 농성 후 1년 2개월 뒤 아이를 가졌고, 아이가 만 한 살이 되었을 때 농성이 끝났으니... 더 미뤘으면 안 되었을 것 같아요. 고민은 둘째를 가질지인데, 늦은 결혼, 첫째 육아로 둘째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사회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또 체력적인 문제,  이후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 등으로 둘째는 자연스레 접은 것 같아요. 


3. 자녀가 태어난 이후에 성장 과정에 따라 겪는 어려움이 다르셨을 것 같아요. 아이가 막 태어난 이후,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아이를 키우신 분 계신가요? 

저희가 그런데요. 저희 부모님은 안양 집에서 멀리 떨어진 포항에 사시고, 남편의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어요. 방학 중이나 주말 방문하긴 하지만, 손이 수시로 필요할 때, 오늘처럼 활동을 할 때 맡길 곳은 없어요. 양가 부모님이든 친척이든, 친구이든. 일과 병행이 필수이죠 오늘도 함께 왔고요. 


3-1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부담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아이를 낳고 50일간 포항에 있었는데요. 대학 가면서 서울로 갔다 거의 20년 만에 포항집에 갔는데, 신생아 육아의 어려움과 서로 달라진 생활패턴, 가치관의 갈등이 있었어요. 서로 아이에 대한 사랑의 방식이 거세게 충돌하는 터라, 후회하기도 했어요. 서로였겠죠

4. 자녀가 어린이 집에 가기 전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어려웠던 경우에 어떻게 육아를 하셨나요? 


저의 육아 휴직 이후 남편이 육아휴직 1년을 썼고, 육아 휴직 중간에 어린이집을 보냈어요. 15개월 아이 키우고 어린이집 보내면 될지 알았는데, 그때도 아이더라고요. 남편의 육아휴직이 아니었으면 정말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고 육아스킬을 익힐 수 없었던 남편은 육아휴직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고, 아이 짐을 챙기고, 아이랑 놀아주는 등의 돌봄 능력이 상승했어요. 다만 초등학교 이후 사회적 활동을 처음으로 중단해 본 남편은 육아로 인해 우울증이 왔었어요. 저는 일과 퇴근 후 육아에 남편은 온전히 육아로 보내다 보니, 둘 다 육아에 손 놓고 싶어지는 때가 한 달 반에 한 번씩 와요. 그럴 땐 포항에 가서 낮잠을 잤죠. 전 세계에서 육아를 맡기고 둘이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면서. 꿀잠을


5.  아이가 자라면서 초등학교에 가게 되는데요. 맞벌이 부분의 경우에는 초등학교에 가면서 어려움이 더 커집니다. 하교 시간이 빨라지기 때문인데요. 어떠셨나요? 


맞벌이인 경우 여성이 일을 가장 많이 그만둔다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저도 걱정이 컸는데, 돌봄 교실마저 떨어져서 학교와 교육지원청 등 돌봄 교실 추가가 어려울지 늘봄학교 계획 발표 전까지 발을 동동 굴렀어요. 초등학교1학년에게 돌봄을 위한 학원을 얼마나 보내야 제 퇴근시간과 맞출 수 있는 건지, 안전문제, 경제적 부담이 걱정되었습니다. 육아휴직을 더 할 수 있는 직장도 아니고요.  


맞벌이 취약층에게만 제공하던 돌봄 교실이 전체 학생 중 그간 9프로만 이용하고 있었다 하니, 현재 돌봄 교실, 늘봄교실 여러 개를 경험하며 아이에게 맞춤한 돌봄과 저의 퇴근 시간을 고려해 4:20분에 하교하고 있고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바랍니다.  


6. 근무시간이 유연한 직장이 아닐 경우에는, 맞벌이 부부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아이를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심리적인 문제를 포함해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주어진 24시간에 노동시간, 여가시간, 육아시간, 가사 노동까지 빼곡히 배치하는 게 어려웠어요. 저희는 결혼식에서 부부평등선언문을 읽었는데, 육아라는 섬세하고 변동이 많은 부분은 미처 예상치 못했고요. 현재의 구조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 기획노동에서 3-4배 많이 한다하잖아요. 노동시간을 줄이고, 성차별구조를 바꿔 젠더 평등을 이루고,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해 나가는 일.

개인이 당장 할 수 없다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육아는 실시간 계속되니... 여성이 일을 그만두거나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옮겨가거나 하는 것 같아요.


(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3년 ‘젠더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GGI)에서 한국이 146개국 중 105위로 최하위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평균 11.9%의 3배에 가까운 31.1%로 가장 크다. 일자리의 질도 남성에 비해 떨어지고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에 비해 1.5배 높다. 수입은 남성의 70%에 불과하다. 11년째 대한민국 여성의 유리천장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던지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제 직장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다만 돌봄에 열려있어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공유했어요. 아이가 지각하면 저도 지각할 수밖에 없고, 아이가 아프면 저도 재택을 하며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것 제가 워크숍에 가면, 아이를 돌볼 수 없을 경우 동행한다는 것.처럼요. 이런 경우도 심리적인 부담감은 있어요. 물리적으로는 일과 돌봄을 함께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또 아이가 전문적인 돌봄의 공간이 아닌 일터에 어른들의 이야기에 이렇게 노출되어야 할지 걱정이 있어요. 


주변 맞벌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이집, 아이 돌봄 서비스, 시간제보육 쓸 수 있다 해도 아픈 애를 종일 보낼 생각 하니 둘 낳긴 부담스럽다 하더라고요. 


8.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여러 교육, 보육 기관을 이용하려는 경우, 전업주부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습니까.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점심시간 이후 하원이었어요. 그간의 초등학교도 늘봄학교 실시 전 돌봄 교실은 맞벌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등에게만 열려있었거든요. 맞벌이의 경우 돌봄을 제공받으며 임금을 받지만 주부의 경우 돌봄은 당연하게 여겨졌죠.


일하는 양육자에게 있는 육아휴직급여나 산재 신청이나 퇴직금 제도도 없죠. 부부 모두 일할 경우, 육아휴직 2년 이상이 보장되는데, 한부모 가정이 된 경우는 1년을 보장받지 힘들어요. 부부도 공무원이냐 아니야에 따라 육아휴직의 차이가 있지요. 아이를 키우는 품은 똑같이 드는데 양육자의 상황에 따라 돌봄의 차별이 이뤄지죠. 


양육자의 노동여부, 노동 형태, 공무원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돌봄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봐요. 시혜로서가 아닌 권리로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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