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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ug 13. 2024

여행지에서 책을

제주여행에서 알게 된 이를 다시 만났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골랐다. 아마 <먼 북소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책 하나로 다시 여행이 이어진다.


호텔 청소해 주시는 분이 수거한 재활용 비닐에 이 책이 있는 걸 보고 얼른 꺼내왔다. 쓰레기가 될 책을 아이가 잠든 뒤에 수영장에서 틈틈이 보며 마음을 정박해 둔다. 여행지에서 왜 책을 궁금했던 때가 해외여행을 첨 했던 12년 전이다. 이곳 치앙마이를 거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여행 동행을 만났는데 책을 읽었다. 숙소나 여행지가 어떻든 일단 어느 침대라도 엎드려 책을 들면 그곳을 편안해했다. 책으로 또 떠올리게 된 두 번째 여행 친구다.


“기름기 흐르는 고깃살과 생선 대가리를 던져주던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관광객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하며. 모두 휴가가 끝나서 집으로 돌아갔단 더, 하고 나는 개들에게 가르쳐준다. 지금은 다들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나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p68 <먼 북소리>

남편은 조정래 <아리랑>1.2 권을 챙겼다. 글을 이제 배우는 아이는 방학 숙제가 <강아지똥> 따라 쓰기라 수영 후 하품해 가며 삐뚤 써내려 간다. 지금은 수영장에서 페파피그를 본다.

저기 맞은편 썬베드에 외국인도 수영장에 오자마자 책을 들었다. 수영하러 온 목적보다 일광욕하며 책 읽는 여유를 누리고자 한가보다.


난 치앙마이에서 책으로 그리스 여행 중이다. 그곳도 비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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