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몇년차세요

사랑의 유통기한, 언제까지 신혼부부세요

by 민트와정원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가 있으면 결혼은하셨나요로 시작해 멋쩍게 그럼 자녀는...? 하고까지 물어봐야 질문의 완성. 으레 안부인사 같은 것이다.


딩크라고 이야기하면 저사람이 나에게 잔소리를 할 관상인가 아닌가, 우리가 자주 만나는 사이이던가...? 같은걸 생각하다가 대충의 거리감이 파악되고나면 아 저희는딩크예요(아 괜히 말했나) 하고 다른대화주제를 찾으려 머리를 데굴데굴 굴려본다.


보통 돌아오는 말은 3가지 유형으로 추려지는데

1. 그럼 결혼을 왜 하셨어요?

그러게용 하고 말해도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라 생각한다. 60세가 넘어서도 결혼하지 않고 연애하고있는 커플이 내 주변에 2쌍 정도 있다. 적당한 자유, 침범받지않는 개인공간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로 구속되어있지않지만 애정과 신뢰로 지속하는 관계는 때때로 부럽기까지하다. 그럼 다 물러줄테니까 결혼말고 연애할래? 하면 아 그럴까 진짜 생각이 들 만큼 솔깃하지만 나는 다시 결혼을 할것같긴한게 꽤 오랜 시간 연애를 했음에도 그렇게 알고지낸 세월보다 결혼을하고 함께 살을 부대끼며 살면서 알게된 새로운 그의 모습이 많았고, 우리는 상대의 가족들을 내 세상에 포함시키며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오 결혼도 했는데라는 말은 거의 무적이다. 아무리 가까워도 보이기 어려운 가장 못나고 모난 부분은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바가지 새듯이 보이기 마련이다. 이런부분까지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다보면 눈빛만 봐도 무슨생각을 하는지 이제는 정말 알것같다. 결혼하면 가족보다 남편이 더 편하대라는 말이 정말이었던것이다.


2. 애 잘 키울거같은데 왜그랬어? 자식은 있어야돼. 둘만있으면 노년에 외로워

아이 좋아하고 돌봐주는것도 너무너무 귀엽고 이쁜데 이게 또 강아지를 키우는것과 사람을 온전히 길러내는것은 완전히 다른문제다. 일단 나는 체력이 없고 자신이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인데 보통 이런 이유를 들면 강경 자식파측에선 안낳아봐서 그래 낳으면 다 키워져. 엄마도 부모가 처음이잖아 라고 말을 자주 하곤한다.

근데 나는 낳으면 다 키워진다는 말을 믿지않고 그렇게 하고싶지 않은 인간인 것이다. 믿지 않겠지만 나는 꽤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라왔는데 학교 안가고싶으면 안가고 부모님 뜻대로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달란다고 딱 그렇게만 자라온 사람이다. 이상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무한경쟁사회에서 숨을 쉬고살다보니 내 자식이 생긴다면 그렇게 기를수있을까 하고 막연히 상상해보면 시작하지않고도 그 끝이 실패라는 것이라 느끼게 된다. 머리가 굵어진 그와 나 단 둘이 서로 잘 키우면서 살면 안될까, 나도 여전히 배우고 익힐게 많은데 누군가를 낳고 기르는 것에 대한 책임은 정말 무겁기만하다.

자식을 낳으면 또다른 차원의 행복이 생긴다고한다. 주변에 자식을 낳고 기르는 가족들을 보고있으면 정말로 그래보인다. 말이안통하는 어린아이와 산다는 것이 참 녹록치 않겠지만 곁에서 지켜보고있으면 보는사람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랄까! 이렇게 칙칙하니 갈수록 아픈곳만 늘어나는 우리가 나중에는 어떤 행복을 나누며 살게될까나 하면 걱정은 좀 되는게 사실이다만 지금은 돈을 열심히 벌고 여전히 배우고 싶은게 많은 내가 소중하다고 느낄때 나는 정말 자식을 키울 준비가 안된 인간이구나 하고 여실히 느낀다.


3. 애도 안낳아보고 어떻게 그렇게 현명한 결정을 했어?

이건 오히려 대답을 하기 어려운 유형인데 사실 보통 이런대답은 신생아를 기르고있는 부부나 현재 자식들이 사춘기에 진입해서 고요함이 그리운 사람들이 종종 말한다. 하지만요 당신들 배경화면에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사탕을 양볼에 가득 넣어둔거같은 포실포실한 모습의 사진이 있는데요!

현명한 결정일지 이기적인 결정으로 노년에 후회하게될지는 결국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럴땐 그냥 하핫 그런가요? 대신 나는 지갑으로 우리 조카 키우고있잖아 같은 말로 약간 우회해줘야 처세술의 완성...*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