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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Jan 30. 2023

내면의 비명소리를 듣고 있나요?

마음을 달래주는 글 16- 위니콧의 비명 부스 1 

      

엄마가 아기를 놔두고 떠나려면, 

아기들은 웁니다. 

비명을 지릅니다.
누군가 달래고 잠든 뒤에 엄마가 다시 돌아오면 아기는 살아납니다. 

웃고, 편안해지고 놀 수 있게 됩니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경험의 연습입니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과정에서의 비명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속에 그 기억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사라졌다 나타나고, 

일시적으로 죽었다가 깨어나고, 

잠들었다 일어나고, 

망각했다 되새겨지고 하는 우리의 경험은 삶에 보편적으로 있습니다.      


마이클 아이건은 이 과정을 재탄생 모델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반복적으로 재탄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죽었다 깨어나기의 반복에서 동반되는 다른 일은 

비명 지르기입니다.

      

아기들은 비명을 지르고 

엄마는 기억하고 빨리 돌아옵니다. 


그래서 비명을 지를 수 있는 능력은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비명을 지를 수 없다면, 살기가 어려워집니다. 


위니콧은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아기인가, 아닌가 

더불어 아기의 비명을 들을 수 있는 부모인가, 아닌가를 모두 묻습니다.      


부모들은 아기의 비명을 모두 금방 듣고 알아채릴 수가 없습니다. 

잃어버린 비명

허공을 맴도는 비명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비명 지르는 일이 소용이 없다고 느낄 때 

아기는 일찍부터 무기력해집니다. 


이 최초의 소통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끼면 

아기들은 자신이 존재가 아닌지 걱정하고 

아기들은 자신이 투명인간이 아닌지 걱정하고

아기들은 자신이 사라질까봐 걱정하게 됩니다.      


비명을 계속 질렀지만 

아무도 모른다면, 듣는 사람이 없다면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느끼게 되면

이제 스스로도 비명의 의미를 느낄 수 없게 되면

힘든 것을 들어줄 세상의 통로가 없다면 

아이의 영혼은 힘을 잃게 됩니다.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그들의 비명을 들어주는 일입니다. 

때로 아기 때 들어주지 않아 잊었던 비명도 들려주는 때도 있습니다. 


비명을 들어주어서

사람이 살아납니다. 

사람이 깨어납니다. 


들어주지 않으면 영혼이 죽습니다.      


----- 마이클 아이건, 무의식으로부터의 불꽃, 이준호 옮김, 한국심리치료연구소, 51, 56-57쪽을 읽고서 떠오른 생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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