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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Mar 28. 2018

인간의 회피는 도덕적 사악함의 본질을 구성한다*

2018. 3. 26. 하루 한 문장 2

헨리 제임스는 회피가 사악함의 본질이라고 했다.

헨리 제임스라는 소설가는 회피가 가져온 비극에 관한 소설 <정글의 야수>를 썼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연인을 제대로 사랑해보지도 못한 채 잃게 된다.

그 연인은 주인공을 한껏 사랑하다 죽었다.

주인공이 경계하고 피해왔던 정글의 야수는 다름아닌 자신이였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정글에 숨어있었던 야수는 인생을 회피한 채로 살아온 자신이었다.

회피가 가장 부도덕하다.

우린 모두 부분적으로, 일정한 방식으로 회피하고 산다.

그래서 술이 필요하고, 마약도 필요하고, 게임도 필요하며, 때로는 권력도 필요하고 학식도 필요하다

회피로 선택된 화려함은 공허하다.

직면에 의해 처절한 과정을 뚫고 나온, 애도과정을 겪어낸 그 진실은 적어도 공허함과는 거리가 멀다

제롬 밀러가 말한 것처럼 고통에 복종하지 않고서 변화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멜라니 클라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준 상처를 직면하고 시인하고 돌보려하는 상태에 가지 않고서는 성숙하게 되기란 어렵다.

회피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면하며 살아낼 수는 없지만

회피로 일관된 삶을 사는 것은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껍데기가 사는 것이다.


* <애도> 수전 애벌러 캐들러,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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