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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Apr 22. 2018

두 갈래의 길, '사랑받지 못했다'와 '내 잘못이다'*

2018.4.15 학습지 밀린 아이들같은 심정의 한 문장

* 페어베언의 "도덕적 방어"의  테제, <애도>, 52쪽


사랑을 주지 않았던 부모를 비난하는 것보다 나를 비난하는 것으로 해결하는 이유는 영원히 부모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페어베언의 "도덕적 방어"의 기본 개념이다. 그래서 아이가 얻는 것은 평생동안 즐길 수 있는 '자기-비난'이다. 동시에 얻는 것은 사랑을 주지 않은 부모를 문제삼지 않으므로 그들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이다.


잘 치료되지 않는,

늘 자기 비난을 하고 가는,

지쳐가고 있는 내 마음과

오히려 생생한, 내 오래된 환자의 마음 안에서 알게 되었다.

그가 현실을 보고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사랑받지 못했다'와 '내가 잘못했다' 중에서 선택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마다 '내가 더 잘해야했는데' 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엔 깊숙이 숨겨놓은 비밀의 창고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철저히 숨겨야할 oo과 00이 있다.

사랑을 주지 않았던 부모에 대한 형용할 수 없는 분노 (흔히 이것은 자기 비난의 강도와 비슷하다), 어떤 부모였든간에 그들로부터 버림, 방치 등 전혀 원치 않는 대접을 받은, 저주받은 추하디 추한 몰골의 자신이 있다. 


사랑받지 못했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출발인데, 그것이 죽음이 되어야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수용하면 진짜로 살고, 부정하면 가짜로 산다

모래성도 성이다.

한 줌의 모래도 흙의 일부이다.

(떠오르는 환자들, 주변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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